[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올해 말 새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는 제약사들의 약가 인하 특례 공백이 없어진다. 정부가 기등재 제네릭 약가 인하 정책을 당초 하반기 실시하려 했지만 제약사 민원을 수용해 내년으로 늦췄다. 특례 공백 우려가 해소돼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중요성이 커졌다.
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기등재의약품에 대한 약가인하 시행 시점을 올해 말에서 내년 4월로 연기했다. 복지부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이 참여하는 약가제도 실무협의체에서 제기된 제약사들 요구를 반영했다.
제약사들은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인증 결과가 나오는 올해 12월 전 약가 인하가 먼저 시행되면 수개월동안 약가 인하 특례를 받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특례를 받지 못하고 약가 먼저 인하되면 신규 인증 기업 손실이 커 신규 인증기업도 특례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1일 제네릭과 특허만료 의약품 약가 산정률을 기존 53.55%에서 단계적으로 45%로 낮추는 '약제의 결정 및 조정 기준' 개정고시를 시행했다. 국민 부담 감소와 제약기업 연구개발 확대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혁신형 제약기업의 신규 제네릭에 60% 가산을 최대 4년 적용하고, 기등재 제네릭에도 기본 산정률 45%보다 높은 49%를 최대 4년 적용하는 특례를 부여했다.
약가 인하 특례 공백 우려가 사라지면서 기업들은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번에 신규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도전하는 한 제약사 관계자는 "혁신형 인증을 적극적으로 준비해 온 제약사 입장에서 제도적 수혜로 연결되는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기등재 의약품 약가인하는 제약기업의 수익성 타격,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 축소, 채용 감축 등 산업 전반의 성장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다행히 정부와 논의를 통해 약가인하 시점 유예와 각종 특례 기준 완화 등 산업계의 현실적 의견이 반영됐다"며 "약가인하 대응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일정 부분 부담이 감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제약사들은 이번 신규 인증 도전에 대거 나선다. 종근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등이 기간 내 신청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종근당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2년 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연장 심사에서 탈락했다. 탈락 사유는 기업 비밀 침해 가능성으로 비공개됐다.
대웅제약은 행정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지난 4월 혁신형 제약기업 지위를 자진 반납했다. 대웅제약은 과거 불법 리베이트 제공 혐의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으나 불복해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2025년 8월 대웅제약에 대한 행정처분이 적절하다고 확정했다. JW중외제약도 불법 리베이트 문제로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2023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았다. 복지부가 2023년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취소했다.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받으려면 필수 요건인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과 리베이트 관련 요건을 충족해야한다. 연 매출액 1000억원 이상 기업은 연구개발 비중이 매출액 대비 5%를 넘어야 한다. 3년 후부터는 7%가 기준이다. 단 미국과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적합 판정 받은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기준을 충족하면 3%, 3년 후 5%만 맞추면 된다. 동시에 인증 신청일로부터 과거 5년 간 리베이트 행위가 없어야 한다.
인증 결과는 12월 나온다. 평가점수 합이 100점 만점 중 65점 이상이어야 합격이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복지부는 과거와 달리 탈락기업에 탈락 사유를 개별 통보한다. 보건산업진흥원이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10월에서 12월 초 사이 심사한다. 인증기업이 확정되면 복지부가 명단을 연내 고시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에 제약사들 신청이 많을 것으로 본다"며 "신청 기업이 많아 심사일을 하루에 할 수 있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심사 전 기업에 통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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