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억 넣었는데 650억 묶였다"…영풍·MBK, 최윤범 투자 정조준


엔터 3사 690억원 투자…하이헷·슬링샷은 완전자본잠식
아크미디어 매출 80% 급감…카카오엔터도 지분가치 91% 손상

영풍·MBK파트너스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선행투자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고려아연

[더팩트|윤정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투자를 두고 최윤범 회장 측을 다시 겨냥했다. 최 회장 측이 먼저 투자한 기업들에 고려아연 출자 펀드 자금이 뒤따라 들어간 구조를 문제 삼으며,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여부를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일 영풍·MBK파트너스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 펀드는 하이헷과 슬링샷스튜디오, 아크미디어 등 3곳에 총 690억원을 투자했다. 영풍·MBK는 감사보고서와 재무제표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650억원이 원금 회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가장 큰 금액이 묶인 곳은 하이헷이다. 원아시아 펀드는 하이헷 전환사채(CB)에 320억원을 투자했다. 하이헷은 2021년 설립 이후 영업흑자를 기록하지 못했고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32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라는 게 영풍·MBK 측 설명이다. 원금과 상환할증금을 합친 만기 지급 의무액은 470억2000만원에 달한다.

슬링샷스튜디오에도 CB 형태로 80억원이 들어갔다.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124억원, 영업손실은 92억원, 당기순손실은 175억9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영풍·MBK는 슬링샷의 전체 CB 만기 상환 의무액이 655억3000만원에 달하는 데다 원아시아 펀드보다 먼저 상환해야 하는 다른 CB가 있어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아크미디어에는 290억원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250억원은 보통주로 전환됐는데 영풍·MBK는 지분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고 봤다. 아크미디어 매출은 2022년 1418억원에서 지난해 289억원으로 79.6% 감소했다. 비슷한 시기 500억원을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지난해 말 해당 지분 가치를 45억원으로 평가해 투자금의 약 91%를 손상 처리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영풍·MBK가 문제 삼는 대목은 투자 성과뿐 아니라 자금이 들어간 순서다. 최 회장 측 일가가 사재로 해당 기업들에 먼저 투자한 이후 고려아연이 출자한 펀드 자금이 후속 투입됐다는 주장이다. 영풍·MBK는 이를 근거로 "단순한 투자 실패가 아니라 회사 자금의 사적 유용 및 사익 편취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은 본업과 무관한 기업들에 거액의 자금이 투입된 경위와 의사결정 과정을 밝혀야 한다"면서 감사위원회와 관계당국에 진상조사와 민·형사상 책임 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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