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대어는 옛말…케이뱅크, 주가부진에 주주환원 계획 '물음표'


주가 공모가 대비 31.3% 하락
최우형 행장 "두자릿수 ROE 달성하면 주주환원 검토"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케이뱅크가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연 가운데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케이뱅크 성장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여의도=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실적 부진의 충격파가 시장에 번지면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사 대비 뚜렷한 주주환원 계획도 부재한 상태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2월 IPO를 앞두고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를 기록하면 배당과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0분 기준 케이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70% 내린 5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당초 케이뱅크는 '상장 삼수'로 지난 3월 증시에 입성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상징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컸다.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 케이뱅크 주가는 공모가 8300원에서 28일 종가 기준 5700원으로 31.3% 감소했다. 공모가를 믿고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는 투자금 3분의 1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떠안은 셈이다. 상장 이후 최고가인 9880원과 비교해서는 약 42% 떨어진 수준이다.

실적 역성장이 반영돼 지속적으로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3사 중 나홀로 '역성장'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842억원보다 28.6%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해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올 상반기 순이익 589억1800억원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낙폭이 커지면서 주주들의 투자 성과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케이뱅크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주가 상승분과 배당수익을 합산한 총주주수익률(TSR)은 –31.81%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의 TSR은 -1.1%를 나타냈다.

경쟁사가 일찌감치 주주환원 계획을 밝혔다는 점에서도 비교된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유 중인 자사주 27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6월 30일 기준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총 53만2334주다. 이 가운데 27만주는 법정 기한 내 소각한다. 나머지 자사주 26만2334주는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각과 처분 대상 주식 수는 변동될 수 있다.

의무보유등록 해제에 따른 향후 수급 전망도 좋지 않다. 의무보유등록은 관계 법규에 따라 일반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소유한 주식을 일정 기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한국예탁결제원에 전자등록하는 제도다.

지난 6월 5일 케이뱅크 주식 3575만9040주의 자발적 의무보유 기간이 끝났다. 전체 발행주식의 약 9%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더 큰 부담은 내달 해제되는 물량이다. 내달 5일에는 8177만5566주가 의무보유등록이 해제되면서 시장에 풀린다. 전체 발행주식의 2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9월 유가증권시장 해제 물량 중 가장 많다.

케이뱅크 주가가 부진한 상황에서 주주가치 제고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케이뱅크 종목토론방에 올라온 한 주주의 글. /케이뱅크 종토방 갈무리

이 같은 상황에도 주주가치 제고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한 주주는 종목토론방에 "공모할 때 구입한 주식 수익률이 -33.58%"라며 "사기공모 책임은 누가 지느냐"고 꼬집었다.

케이뱅크는 당장의 주가 부양 정책보다는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 2월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는 당분간은 ROE 15%를 목표로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ROE 두 자릿수를 달성한 이후에는 주주에게 환원하는 배당이나 자사주소각 등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ROE는 올해 2분기 기준 5%로 최 행장이 공언한 '두 자릿수' 목표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1분기 5.9%보다도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회사는 기업 가치 향상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최고재무책임자)는 상반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산 성장이나 이익 성장이 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적정 수준이 되면 그때 적극적으로 주주 환원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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