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연말 카드론 '들썩'…연 20% 금리 '현실화'


여전채 금리 1년새 '급등'…연말 조달비용 반영 예고
저신용자 금리 인상 대신 대출 축소…차주별 양극화 심화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진 가운데 연말에는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뉴시스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기준금리 인상 여파가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진 가운데 연말에는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리는 카드론 금리도 덩달아 오를 전망이다. 신용카드사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만큼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면서다. 일부 저신용차주는 카드론 이용 자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연 3.00%로 결정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한은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높아진 데다 물가 상승 압력과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시장금리도 즉각 반응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7일 국고채(3개월 만기) 금리는 연 3.01%로, 지난 2024년 11월 29일 이후 약 21개월 만에 연 3%대에 재진입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단기금리가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같은 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80%로 집계됐다. 하루 사이 0.0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연 2.4%~2.5%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여기에 여전채 스프레드까지가 커졌다는 점도 조달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지난해 0.35%포인트였던 여전채(AA+/3년물) 스프레드는 최근 0.57%포인트로 벌어졌다. 시장에서 카드사에 요구하는 수익률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지면서 카드론 취급 환경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다만 조달비용 상승분은 모든 차주에게 일괄적으로 반영되기보다 신용점수에 따라 차등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다. 우량 차주는 금리가 오르는 반면 저신용자는 법정 최고금리에 막혀 대출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달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의 신용점수별 카드론 평균 금리는 연 14.14%다.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여전채(AA+/3년물) 금리가 60%가까이 인상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신용점수 700점 이하 중저신용자의 평균금리가 사실상 제자리다. 지난해 8월 17.74%에서 올해 8월 17.45%, 0.29%포인트 수준에서 움직였다. 평균금리만 보면 조달금리 상승 부담이 카드론에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고신용자를 살펴보면 금리 상승 여파가 선명하다. 지난해 8월 900점 초과 구간의 평균금리는 11.05%에서 올해 1월 10.51%로 낮아졌다가 올해 8월 12.29%로 뛰었다. 8개월 만에 1.7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용점수 801~900점 구간도 12.20%에서 13.05%로 0.85%포인트 올랐다.

저신용자에게 적용하는 카드론 금리는 연 20%에 육박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근 1년간 신용점수 501~600점 구간의 카드론 금리는 연 18.48~18.79% 수준에 머물렀다. 이미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에 가까운 만큼 조달비용이 추가로 상승하면 일부 차주의 금리는 연 2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중저신용차주의 대출길이 막히는 것이다. 실제로 중저신용차주에게 카드론을 내주지 않는 카드사는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비씨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가 신용점수 501~600점 구간에 대출을 취급했지만, 올해 8월에는 현대카드가 추가됐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8월 19.05%, 올해 1월 19.90%를 적용했지만, 올해 8월 해당 구간의 카드론 취급을 중단했다. 금리를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 공급을 줄이는 노선을 밟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금리 인상 여파는 오는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신용카드사를 포함한 2금융권은 대출 등에 필요한 자금을 통상 3~4개월 앞서 조달한다. 이달 카드사가 카드론 등에 활용하는 자금은 3~4개월 전 조달 당시의 금리가 적용된 것으로, 최근 금리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가 해외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카드사의 경우 기본적으로 국내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해외 채권발행은 국내 시장금리가 급격히 오를 때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보완 수단으로 그치고 있다. 특히 해외 채권발행은 환헤지 비용과 별도의 발행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만큼 항상 유리한 조건을 갖춘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는 기본적으로 국내 조달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라며 "해외 채권은 국내 금리가 급격히 오를 때 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해 활용하는 보완 수단일 뿐, 애당초 해외조달로 전체 자금을 돌리는 옵션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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