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용산 막히고 탄천은 난색…주택공급 '땅 찾기'부터 난항


용산공원 놓고 국토부·서울시 평행선
탄천 1만3000가구 대안도 이전 난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주택공급 관련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날 양측은 용산공원 주택공급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으나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

[더팩트 | 정리=김태환 기자] 가을의 초입에 들어섰음에도 더위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고 평안한 날들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확대라는 목표에는 뜻을 같이하면서도 정작 서울에 집을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공급할지를 놓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검토해온 용산공원 활용안에 서울시가 반대하면서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대안으로 탄천물재생센터 개발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탄천 역시 시설 이전과 사업기간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서울 주택공급 부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올리며 기조적인 물가 압력과 금융불균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가 내년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근원물가 압력이 높아지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도 다시 불안해지고 있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두 달 만에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끌어올린 만큼 앞으로는 긴축의 누적 효과를 확인하며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용산공원·탄천 둘러싸고 '갑론을박'

-정부와 서울시가 주택공급 부지를 두고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네. 주택을 더 공급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어디에 지을 것이냐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애초 논란이 된 곳은 용산공원이었죠?

-그렇습니다. 논란은 이달 초 정부가 용산공원을 주택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작됐습니다. 서울시는 줄곧 폭염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녹지 면적을 최대한 보전해야 한다며 용산공원 개발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 때문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만나고 있는 거군요.

-두 사람은 지난 20일에 이어 26일 이 문제를 두고 다시 만났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김 장관은 정부가 용산공원 전체를 개발하는 게 아니라 기존 숙소 등 일부 부지만 제한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라는 취지를 서울시에 설명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용산공원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이날 김 장관은 지난 8·13 주택공급 대책에 포함된 신규 공공주택지구에 용산공원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지난 13일 2만7000호가 들어설 신규택지로 서울 강서구와 경기 남양주·광주 등 3곳을 공개했고, 나머지 7만3000호가 들어설 신규택지를 연내 추가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김 장관은 이 추가 물량에 용산공원은 애초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용산공원 논의가 지연돼도 정부가 예고한 추가 공급계획 자체에 차질이 생기는 건 아니군요.

-그렇습니다. 정부가 연내 발표하기로 한 7만3000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는 용산공원과 별도로 추진되는 물량입니다.

오히려 앞으로 봐야 할 것은 이 물량과 별개로 서울 안에서 추가 공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느냐입니다. 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서울에서 3만~4만가구 정도를 추가로 확보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용산과 탄천을 둘러싼 논쟁도 서울 안에서 이 추가 물량을 어디에서 만들어낼 것이냐는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에서는 용산을 대신할 새로운 후보지를 제안했다고요.

-바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입니다. 오 시장이 용산공원을 대신할 공급 부지로 제안했습니다.

서울시 구상은 탄천물재생센터를 이전한 뒤 인근 동부도로사업소와 세텍(SETEC) 부지까지 연계해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입니다. 청년주택과 산업시설을 함께 짓는 방식으로, 주택은 최대 1만3000가구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2024년 인근 지역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용역을 마쳤고, 현재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을 위한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도 진행 중입니다.

-입지도 상당히 좋은 편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이곳은 3호선 대청역·학여울역과 도보권에 있고 국내 대표 학원가인 대치동과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습니다. 무엇보다 서울 도심에서 한 번에 1만가구 이상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규모입니다.

-그런데 탄천도 실제 주택공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맞습니다. 탄천물재생센터는 비어 있는 공공부지가 아니라 현재도 하루 90만㎥ 규모의 하수를 처리하는 기반시설입니다.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기존 기능을 이전하거나 지하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합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현대화 사업도 사업비가 약 2조5000억원에 달하고 완료 목표가 2034년입니다. 이후에도 주택 1만3000가구를 실제 공급하려면 도시계획과 사업성 검토 등의 절차가 추가로 필요합니다. 입지는 매력적이지만 당장의 공급 부족을 해결하는 단기 카드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국토부 반응은 어떤가요?

-김 장관은 26일 회동 직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튿날에는 다소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김 장관은 2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시로부터 자료를 받아 타당성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도, 물재생센터를 어디로 옮길지가 더 어려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물재생센터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새 후보지 주민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적극 검토' 방침을 철회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하루 만에 사업 현실성을 둘러싼 난제를 공개적으로 꺼내든 셈입니다.

-여당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네요.

-민주당 서울시당은 27일 탄천 개발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영배 서울시당위원장은 탄천물재생센터 이전과 개발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10년 후에야 시행 가능할까 말까 한 허황한 정치적 주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 정부 임기 내 실질적인 공급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겁니다.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이견을 보이는 가운데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부지가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사진은 탄천물재생센터. /황준익 기자

-오 시장도 가만있지 않았죠?

-오 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던 정부가 돌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다"며 "차라리 '오세훈이 내놓은 대안이라 안 된다'고 하는 편이 더 납득이 가겠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용산공원 역시 미군 부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교통대책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데 탄천만 사업기간을 이유로 실효성이 없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서울시의 재개발·재건축을 지원하면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도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는 결국 신규 택지를 찾는 것보다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공급대책이라는 입장이군요.

-그렇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대부분 개발된 서울에서 새로운 대규모 택지를 계속 찾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만 서울시가 제시한 2031년까지 31만가구는 '입주'가 아니라 '착공' 목표라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역시 조합 갈등이나 공사비 상승, 사업성 악화 등에 따라 일정이 늦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규택지든 정비사업이든 발표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공급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확대라는 목표에는 동의하면서도 용산이냐, 탄천이냐를 비롯한 구체적인 부지에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셈이네요.

-맞습니다. 다만 지금 단계에서는 용산과 탄천 가운데 어느 한 곳이 확정적인 해답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용산은 미군 부지 반환과 오염 정화,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고 탄천 역시 시설 이전과 장기간의 사업 절차가 선행돼야 합니다.

정부가 연내 발표할 7만3000가구의 신규택지와 별도로 서울에서 추가 3만~4만가구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서울시가 제시한 정비사업 31만가구 착공 계획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지가 앞으로의 핵심 변수입니다.

결국 주택시장 안정에 중요한 것은 새로운 후보지를 얼마나 많이 내놓느냐보다 발표한 물량을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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