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뒤 엇갈린 서울 집값…강남 내리고 외곽 더 뛰어


강남·서초 2주 연속 하락…성북·중랑·강북 0.4%대 상승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 집값은 하락한 반면 중저가 지역은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세제개편안 이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남권과 외곽 지역의 집값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세 부담과 정책 변화에 대한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강남·서초 아파트값은 2주 연속 하락한 반면, 성북·중랑·강북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유입되며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상승했다. 전주(0.21%)보다 오름폭이 소폭 커졌지만 권역별 흐름은 뚜렷하게 갈렸다.

강북 14개구는 0.30% 오른 반면 강남 11개구는 0.14% 상승하는 데 그쳤다. 성북구가 0.45%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서대문구가 각각 0.44%, 강북구 0.41%, 노원구 0.34%, 도봉구 0.31%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서초구는 전주 -0.04%에서 -0.09%, 강남구는 -0.02%에서 -0.05%로 낙폭을 키우며 2주 연속 하락했다. 송파구도 0.10% 올라 7월 둘째 주 상승률 0.32%를 기록한 이후 상승폭이 꾸준히 줄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가격을 낮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매도를 결심한 1주택자들의 급매물 출회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 아파트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인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만큼 당분간 강남권 핵심지역의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고가주택과 강남권 시장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개편하고, 1세대 1주택 종부세 과세 기준을 실거주 여부에 따라 달리 적용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완화와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방안도 담겼다.

다만 세제개편이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억제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 중심으로 바꾸더라도 주택 보유에 따른 세제 혜택이 남아 있어 고가 우량주택에 대한 선호를 완화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종부세 과세 기준 조정이 기준선 아래 주택의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의 2025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은 전체의 3.6%, 14억원 초과는 1.6%에 불과해 과세 대상이 제한적인 만큼 공시가격 14억원 미만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시장 불안으로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을 적게 받고 세금 부담이 적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강남권이 조정을 받는 사이 외곽에서는 실수요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전셋값에 비해 매매가격 상승이 더뎠던 동북권을 중심으로 '가격 키 맞추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 연구원은 "노원·강북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대출한도 축소 영향을 적게 받는 6억원 전후 아파트나 평형을 중심으로 무주택 1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의 실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률이 가팔랐던 반면 매매가격 상승은 더뎠던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저가 지역에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몰리는 것도 가격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집값이 크게 오른 강남권과 달리 서울 외곽에는 상대적으로 대출을 활용해 접근할 수 있는 가격대의 주택이 많아 20·30대 실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7월 서울 집합건물 생애최초 매수는 7547건으로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많았다. 매수자 가운데 30대 비중은 57.0%, 20대는 11.8%였다. 지역별로는 은평구가 841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강서·성북·구로 등 상대적으로 10억원 이하 주택 거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도 생애최초 매수가 활발했다.

특히 다주택자 규제로 전월세시장이 불안해지자, 전월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이동하면서 외곽 지역 아파트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8월 둘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간 0.19% 오른 가운데 강북 14개구는 0.26% 상승해 강남 11개구(0.13%)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성북·강북구가 각각 0.37%, 도봉구 0.36%, 노원구 0.35% 올랐다. 반면 서초구(-0.08%)와 강남구(-0.03%)는 전셋값도 하락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강남권에서 매물이 나오는 것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보다는 세제개편 이후 지금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며 "이를 강남 집값의 본격적인 하락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매매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며 "특히 20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덜해 실수요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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