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거점도매 반년···약국·유통기업 "피해 지속"


약사들 "현장 수급차질, 환자 불편"
"더샵 이동..이지메디컴 윤재승 이익"
대웅 "반품 원활해져, 이지메디컴 관계없어"

2024년 9월 14일 서울 서초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약을 구입하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도매상을 줄인 거점도매 유통을 시행중인 대웅제약과 의약품유통협회·약사들 간 갈등이 반년째 이어지고 있다. 약사들은 거점도매로 수급차질, 의약품유통협회는 매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거점도매 정책으로 유통 구조가 투명해져 반품, 수급이 원활해졌단 입장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 거점도매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3월 1일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특정 유통업체를 거점도매 업체로 지정해 의약품을 집중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를 시행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4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와 거래했던 것을 2월말 계약 해지하고 5개 업체로 줄였다.

거점도매 시행 6개월이 되어가는 현재 약사들은 거점도매로 인한 수급 차질 문제가 여전하다는 입장이다. 박현진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 모임 회장은 "현장에서는 거점도매로 인한 수급 차질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대웅제약 의약품을 제 때 받지 못하는 일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지메디컴이 운영하는 온라인몰 더편한샵에서 대웅제약 의약품을 주문해도 기존 거래하던 도매업체보다는 배송이 늦다"고 했다. 지난 3월 이지메디컴은 대웅제약 온라인 쇼핑몰 더편한샵을 흡수합병했다. 이지메디컴은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 측 지분율이 56%인 회사다.

서울시 강남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도 "거점도매 이전보다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웅제약과 기존 거래하다가 거점도매 업체에 선정되지 않은 의약품 유통사들은 계약해지로 매출 피해를 입었다는 주장이다. 의약품유통협회 관계자는 "일부 업체는 매출이 4~5% 줄었다"며 "수십 년간 의약품 유통 모세혈관 역할을 해온 중소 도매상들 밥그릇을 빼앗고 고사시키는 행위"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대웅제약 본사 전경. /대웅제약

특히 이들은 "거점도매로 중소 유통기업과 약국이 피해를 입는 반면 윤재승 CVO는 이익이 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거점도매로 일부 약사들이 더편한샵으로 이동하면서 이지메디컴을 지배하는 윤 CVO에 이익이 되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약사의미래를준비하는 모임이 지난 4월 6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약사 678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20명(47%)이 기존 도매에서 약이 사라져 더편한샵으로 이동했다. 약준모는 "더편한샵으로 이동은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공급처를 차단당한 강제된 변화"라고 밝혔다. 또 거점도매 후 약사 397명(58%)은 품절과 재고부족 등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다.

6월말 기준 이지메디컴 주요주주는 하나누리(26.06%), 윤재승 CVO(18.42%), 인성티에스에스(11.58%)다. 하나누리는 윤 CVO가 최대주주인 인성티에스에스가 지분 65%를 보유한 곳이다. 윤 CVO는 인성티에스에스 지분 60%를 갖고 있다. 하나누리, 윤 CVO, 인성티에스에스 지분을 합치면 56.06%다.

대웅제약 측은 이같은 주장에 "거점도매 정책으로 유통 구조가 투명해졌다. 기존에는 유통 채널이 복잡하니 반품하는 데 오래 걸렸는데 반품이 10일 이내 가능해졌다. 약사들 만족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수급 문제도 기존에는 유통구조가 불투명해 특정 업체에 물량이 쏠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투명하게 공급하니 수급이 더 좋아진다"고 말했다.

또 "거점도매로 약사들이 더편한샵으로 이동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거점도매는 이지메디컴과 관계가 없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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