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정부와 서울시가 만나 용산공원 주택공급 방안을 논의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용산공원 전체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논란이 거셌지만 평행선만 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가 내놓은 공급 후보지가 당장 주택난 해소에 도움이 되기 어렵고 오히려 부동산 시장의 혼란만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토부 및 서울시에 따르면 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 서울 모처에서 만났지만 이렇다 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다음주에 다시 만나 재논의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국토부 장관이 용산공원 전부 밀고 주택을 공급하는 게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며 "훼손된 지역을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집을 공급해보자는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지만 오 시장은 강경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오 시장은 "결론적으로 오늘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평행선이었다"며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아파트는 어떤 경우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양측이 모두 대화의 길이 열려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설사 정부가 용산공원 개발을 추진하더라도 주택을 짓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용산공원은 2007년 제정된 용산공원조성특별법에 따라 국가공원으로 지정됐다. 반환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현행법으론 주택을 공급할 수 없다.
국회에서는 현재 용산공원 내 일부 부지를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법 개정을 비롯해 토양 오염 정화, 미군과의 협의, 반대 여론 등을 모두 넘어야 한다. 정부가 닥공을 외친 것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캠프킴 부지는 2020년 12월 반환됐지만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화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 지난 14일 국회전자청원에 올라온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 반대 및 용산공원 부지 주택공급 추진 중단에 관한 청원'은 일주일 만에 2만7000명 넘게 동의했다.
다만 오 시장이 캠프킴과 경리단 용지, 한국은행·외교부 주차장 등은 주택공급에 협조할 수 있다고 밝힌 만큼 향후 타협의 여지는 남아 있다.
김 장관도 "김 장관은 "청년·신혼부부에게 희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데 공감했다"며 "다음 주에 다시 만나 대화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구체적인 준비나 계획 없이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공급 방안을 섣불리 발표했다"며 "소모전 끝에 임대주택을 짓더라도 수도권 공급난 해소는 효과가 작다. 오히려 기존 용적률 상향 등 기존 주거지역 밀도를 높이는 게 속도전에서 유리하다"고 말했다.
용산공원뿐만 아니라 기존에 발표된 공급지 일대 주민의 반발도 여전하다. 1·29 대책 때 발표된 노원구 태릉CC와 경기 과천 경마장 일대 주민들은 오는 28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개발에 반대하는 연합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정부는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그린벨트까지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개발제한구역 해제총량 예외인정을 위한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선정안'을 의결했다.
태릉CC 등 국가가 추진하는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에 대해 개발제한구역 해제총량 예외를 인정하는 내용이다. 특히 1·29대책에 포함된 부지 중 태릉CC·과천 경마장은 2029년, 나머지 부지는 2030년 내에 착공할 계획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신규 택지는 지구지정·보상·인허가·기반시설 조성 과정에서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실제 착공 시점을 얼마나 지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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