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군함 빗장 푼 트럼프…HD현대·한화오션 '대미 확장' 골든타임


외국 조선사, 美 투자·인력 양성 조건으로 초기 2척 해외 건조 가능
美 조선소 확보 '한화', 기술 협력 확대 'HD현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조선사의 미국 건조 시장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K-조선업계의 대미 사업 확대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한화 필리조선소 전경. /뉴시스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 조선사의 미국 건조 시장 진입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면서 K-조선업계의 대미 사업 확대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미국이 자국 내 조선소 투자 등을 전제로 초기 함정 물량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빗장을 풀며 미국 사업 확대에 나선 HD현대와 한화의 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미 정부와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미국 조선산업과 해군력 재건을 위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 각서는 미국 조선산업의 생산능력이 충분히 회복되기 전까지 동맹국의 조선 역량을 활용하는 이른바 '핀란드 모델'을 적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핵심은 미국에 조선소를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지배지분을 확보한 외국 조선사가 미국인 인력 채용·교육과 기술 이전, 현지 공급망 구축 등 조건을 충족할 경우 초기 최대 2척의 선박을 자국 조선소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이후 건조 물량은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도록 조건을 달았다. 미국 정부는 신형 수상전투함과 군수지원용 유조선, 롤온·롤오프(Ro-Ro)선 등 최대 3개 선종에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간 미국은 미 해군 함정의 해외 건조를 사실상 제한해왔다.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조선소의 생산능력 부족을 보완하면서 동맹국의 기술과 생산 역량을 활용해 해군 함정 확보 속도를 높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각서가 미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미국인 근로자를 교육하는 외국 조선사에 초기 함정 건조 기회를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미국 함정 시장 진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미국 현지 조선소 및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미국 조선산업 재건 사업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온 한화오션과 HD현대가 후보로 지목된다.

한화오션은 지난 2024년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미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필리조선소의 생산능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미국 조선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산업체 오스탈(Austal)의 미국 사업부인 오스탈 USA 인수도 추진하며 현지 함정 사업 기반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규모는 최대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인수가 성사될 시 조선업 미국 진출에 있어 필리조선소와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HD현대는 기술 협력 등을 통해 미 조선업체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며 사업 확장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HD현대는 미국 조선소를 가지고 있지는 않으나 조선 기술을 기반으로 미 현지 업체들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HD현대도 미국 최대 군함 조선업체인 헌팅턴잉걸스인더스트리(HII)와 함정 건조 및 생산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간지주사인 HD현대조선해양은 지난 7월 미국 조선업체인 프레이저인더스트리(Fraser Industries)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선소 현대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의 조선 수요가 꾸준한 만큼, HD현대도 그간 검토해 온 미국 조선소 인수와 관련해 속도를 붙일 것이라는 업계 전망도 나온다.

다만 미국의 해외 조선업체에 대한 규제 완화가 이제 막 정책화된 단계인 만큼 실제 적용 대상과 구체적인 요건 등이 확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미국 정부의 후속 조치와 세부 규정을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한국을 특정해서 나온 것은 아니지만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이 가장 큰 조선 강국인 만큼 자연스럽게 한국 조선업계가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예전부터 어떤 형태로든 미국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해왔던 만큼 앞으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시장이 열릴지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과 논의를 서로 주고받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미 현지 상황과 보도 등을 확인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