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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손원태 기자]
◆ "빌라 사서 아파트 갈아타라?"…청년미래보금자리론 '엇갈린 시선'
-정부가 청년들에게 집을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정책대출을 내놨다고요.
-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금융 종합대책'에 청년층의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 신설 방안이 담겼습니다. 내년 1월부터 매년 3조원씩 2년간 총 6조원 규모로 공급할 예정인데요. 만 39세 이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가운데 연소득 7000만원 이하인 무주택 청년이 대상입니다. 신혼부부의 경우 부부 중 한 명의 소득이 7000만원 이하이면 대상에 포함됩니다.
-대출 조건은 어떻게 됩니까.
-4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비아파트를 구입할 때 최대 80%의 LTV를 적용합니다. 일반 보금자리론보다 낮은 우대금리를 적용해 월 원리금 상환액을 월세 수준인 약 85만원으로 낮추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구상입니다. 예를 들어 2억원을 30년 만기로 빌리고 연 3% 금리를 적용하면 월 상환액이 약 85만원 수준입니다. 다만 연 3%는 우대금리를 적용한 가정치로 실제 금리와 우대 조건은 추후 확정됩니다.
-그런데 비아파트만 살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라고요.
-맞습니다. 지원 대상은 연립·다세대·단독주택과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로 한정됩니다. 아파트를 사고 싶은 청년은 기존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등을 이용해야 하는데요. 정부는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청년들이 월세 수준의 부담으로 우선 비아파트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의 경우 올해 5월 기준 평균 매매가격이 다세대는 3억8000만원, 오피스텔은 4억1000만원인 반면 아파트는 13억3000만원 수준입니다.
-청년들이 실제로 비아파트를 사고 싶어 하는지가 관건이겠네요.
-그렇습니다. 청년층의 아파트 선호가 워낙 뚜렷하기 때문인데요. 국토연구원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청년 가구주의 79.7%가 생애 최초 주택 구매 시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청년 가구의 51%가 비아파트에 임차로 거주하고 있지만 비아파트 자가 비율은 4.5%에 불과했습니다. 비아파트를 빌려 사는 것과 직접 소유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겁니다.
-왜 비아파트를 사는 것을 꺼리는 겁니까.
-환금성과 자산가치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아파트와 비교하면 가격 방어력이 떨어질 수 있고 향후 아파트로 갈아타기도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특히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사태를 겪으면서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청년층의 불안감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온라인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비아파트만 살라는 것 아냐"…정부 '징검다리' 강조
-정부는 이런 우려를 몰랐던 건 아닌 것 같은데요.
-네, 금융당국도 비아파트 선호도가 낮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을 이용했다고 해서 생애 최초 혜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비아파트를 첫 집으로 구입한 뒤 아파트 등 다른 주택으로 갈아탈 경우에도 생애 최초 LTV 우대 혜택을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수도권·규제지역은 70%, 그 외 지역은 80%의 LTV 우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 상품을 '주거 징검다리'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청년들에게 비아파트를 사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라는 입장이군요.
-그렇습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비선호되는 비아파트에만 살라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월세로 계속 거주할지, 월세 수준의 원리금을 내면서 비아파트를 구입할지는 개인의 선택이라는 겁니다. 또 우선 2년간 상품을 운영한 뒤 시장 상황과 청년층의 호응이 좋다면 아파트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재정당국과 협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청년층의 주거 선택지를 넓힌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다만 굳이 비아파트로 지원 대상을 제한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청년이 주거 목적으로 구입하는 주택이라면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을 구분하지 않고 4억원까지 저리 대출을 지원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정 주택에 정책 수요가 몰리면서 오히려 비아파트 가격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청년 입장에서는 결국 "내가 원하는 집을 살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겠네요.
-그렇습니다. 정부는 월세 부담을 줄이고 청년의 첫 주택 마련을 돕겠다는 취지지만, 청년층이 선호하지 않는 주택을 대상으로 정책금융을 공급한다면 실제 수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결국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이 청년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징검다리가 될지, 아니면 ‘청년들에게 비아파트를 사라고 하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을지는 실제 이용률과 시장 반응에 달렸습니다.
tellme@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