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한 외국 조선업체에 한해 본국에서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지침을 내리면서 한화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조선사 가운데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현재 한화가 유일하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소에 투자한 외국 조선업체에 한해 일정 기간 본국 조선소에서 최대 2척까지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안보각서에 13일(현지시간) 서명했다.
미국은 그동안 존스법(Jones Act) 및 번스-톨레프슨법 등에 따라 자국 군함 및 상선의 해외 건조를 엄격하게 제한해왔으나 이번에 그 빗장을 푼 것이다. 미 해군의 함정 납기 지연과 유지·보수(MRO) 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지난 2024년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한화가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말 각각 40%, 60%를 출자해 1억달러에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1997년 미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는 미국에서 건조된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 컨테이너선 등 대형 상선의 약 50%를 공급해오고 있다. 미 교통부 해사청(MARAD)의 대형 다목적 훈련함 건조 등 상선 뿐만 아니라 해양풍력설치선, 관공선 등 다양한 분야의 선박 건조 실적도 보유 중이다. 해군 수송함의 수리·개조 사업도 핵심 사업 영역 중 하나다.
한화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할 당시만 적자와 인력난에 시달리는 조선소를 인수한다는 우려가 컸으나 현재는 한화의 선제적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 해군 함정을 해외에서 건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한화는 거제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한 뒤 필리조선소에서 후속 생산을 이어갈 수도 있다.
한화는 친환경 선박 기술, 스마트십 기술, 스마트 야드 기술 등을 필리조선소에 적용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