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최종 결의되면서 오는 12월 '통합 대한항공'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38년간 국내 항공시장의 한 축을 담당했던 아시아나항공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다만 양대 대형항공사(FSC)가 하나로 합쳐지는 만큼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마일리지 통합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전날 각각 이사회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양사는 채권자 보호 절차 등 남은 절차를 거쳐 오는 12월 17일 합병 등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988년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은 약 38년 만에 독립 항공사로서의 역사를 마무리한다. 합병 이후 대한항공이 존속법인으로 남고 아시아나항공 법인은 해산한다.
합병 최종 결의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사라지는 데 대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오랫동안 이용해왔다는 70대 정모 씨는 "외국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탈 일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했다"며 "오랫동안 이용하다 보니 아시아나를 타야 마음이 놓였고 유니폼과 시트 색깔만 봐도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늘 이용하던 항공사가 곧 사라진다고 하니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아시아나항공의 소멸은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형항공사가 하나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노선과 운임, 서비스 등을 비교해 항공사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이전보다 좁아질 수 있다.
이 같은 경쟁 제한 우려는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도 주요 쟁점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양사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는 노선에 대해 슬롯과 운수권 이전, 운임 인상 제한, 공급 좌석 축소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통합 이후에도 노선 경쟁을 유지하고 운임 인상 등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일부 노선에서는 소비자 선택권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에 따른 대체 항공사로 유럽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은 인천-프랑크푸르트·로마·파리·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의 의무 운항 기간이 오는 10월 24일 종료된다.
티웨이항공은 의무 운항 기간 이후 일부 노선의 운항 중단이나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동계 운항 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항공사가 의무 운항 기간 종료 후 노선을 줄일 경우 양사 통합 과정에서 확보하려 했던 유럽 노선의 소비자 선택지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일리지 통합도 통합 항공사 출범을 앞두고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통합안을 마련해 공정위와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회장은 지난 6월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 방안과 관련해 "공정위 승인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거의 다 끝났다"며 "한 가지 정도 남은 게 있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대한항공은 8월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 전까지 통합안을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현재까지 최종 승인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현재 마련된 통합안에 따르면 기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합병 이후 10년간 별도로 사용할 수 있다. 고객이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탑승으로 적립한 마일리지는 1대1, 신용카드 등 제휴 마일리지는 1대0.82의 비율이 적용된다. 다만 보너스 좌석과 좌석 승급 기회, 소멸 예정 마일리지 사용 방안 등 세부 내용에 대한 조율이 남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과정에서 소비자 불편과 혼선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송보영 아시아나항공 대표는 전날 임시 주주총회 직후 "통합사의 시너지를 무엇보다 소비자에게 돌려드리고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직원 간 화합에도 중점을 두고 고객에게 불편이나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일리지 통합과 관련해서도 송 대표는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정위와 성실히 협의 중"이라고 했다.
hy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