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회사가 AI 활용하는 방법은…현대차그룹, AI 전환 성과 공개


2019년부터 추진한 '디지털 전환' 계획
데이터 중심 업무 환경 구축…신속성 확보
AI 플랫폼 전격 도입 등…활용률 80%↑

현대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본사 / 현대자동차그룹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서 IT 기업으로 전환을 선언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 전환(AX)' 및 '디지털 전환(DX)' 경과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018년 "IT 기업보다 더 IT 기업 같은 회사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AI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는 AX·DX를 본격 확대하고, 전환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Beyond AI, Transforming the Way We Work)'를 개최했다.

현재 모빌리티 산업은 제조 경쟁력보다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미래 성패를 결정하는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AI를 조직 전반에 내재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순찰 중인 로봇개 스팟 / 현대자동차그룹

◆"데이터화·표준화가 핵심"…전사 협업 체계 통일

우선 현대차그룹은 임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모두 혁신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조직 간 정보와 데이터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임직원들이 투명하고 신속하게 업무를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에 업무 진행 현황과 의사결정 사항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인 △지라(JIRA) △두레이(Dooray)를 비롯해 문서 공동 작성과 지식 공유를 지원하는 △컨플루언스(Confluence)를 2022년부터 순차 도입했다.

플랫폼 도입 이후 임직원들은 전사의 업무 현황과 주요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보다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조직 간 협업 속도도 빨라졌다.

현대차그룹은 전 세계 사업장의 업무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도 통일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인 'Microsoft 365(M365)'를 2022년 도입한 것이다.

M365는 메일, 일정 관리, 문서 작성, 화상회의 등을 하나의 협업 체계로 연결해 전 세계 사업장과 조직 간 협업 방식을 표준화한다.

특히, 국가 핵심기술에 대한 보안 규정으로 외부의 협업 도구를 사용할 수 없었던 자율주행, 수소 등의 연구개발 조직도 정부 관계 부처의 신속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통해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데이터 분야에서는 '글로벌 원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운영하며 연구개발, 생산, 품질, 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 분산돼 있던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연결했다.

현대차그룹이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현대차그룹 AX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본사 로비 / 현대자동차그룹

◆"임직원 누구나 AI 활용해야"…전사 AX 확산

또한 현대차그룹은 임직원 누구나 AI를 활용해야 한다는 목표로 사내 생성형 AI 플랫폼 '에이지 쳇 프로(H Chat Pro)'를 도입했다.

H Chat Pro는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임직원이 챗지피티(ChatGPT), 제미나이(Gemini), 클로드(Claude) 등 다양한 외부 생성형 AI 모델을 선택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현대차그룹의 전용 AI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임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업무에 활용하도록 도입했다. 이에 임직원들은 문서 작성, 정보 탐색, 데이터 분석, 코드 개발 등 다양한 업무에 외부 생성형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H Chat Pro는 지난 7월 기준 사용자가 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현대차·기아 임직원 중 일반·연구직의 약 80%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개발, 제조,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AX를 통한 업무 혁신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예로 충돌안전 AI 어시스턴트는 과거 충돌 시험 결과와 시험 이미지, 해석 자료 등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던 연구 정보를 통합 검색하고, 유사 사례를 빠르게 찾아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기반 연구개발 시스템이다.

과거엔 관련 자료가 여러 시스템에 분산돼 있어 엔지니어의 경험과 노하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어시스턴트 도입으로 사례 탐색 및 자료 검토에 드는 시간이 90%가량 단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AI 자동화 인식 서비스'는 차량 식별번호(VIN)를 기반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차량과 시스템상에 등록된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대조·검증하는 비전 AI 기반 솔루션이다.

기존에 작업자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검증하던 정보를 AI가 검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업 오류를 조기에 발견 및 대응하게 됐으며 연간 52억4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다.

'대차 정렬 최적화 기술'은 생산 라인에 부품을 공급하는 대차 공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이동 경로를 AI가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솔루션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약 86% 줄였다.

이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 생태계 'E-FOREST: POLARIS(이포레스트: 폴라리스)' △정비 지원 AI 서비스 △고객 리뷰 대응 자동화 솔루션 등을 도입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축적해 온 데이터 자산과 운영 경험, AI 활용 역량을 기반으로 향후 차량과 로보틱스, 제조 및 서비스 현장 등 물리적 세계와 AI가 결합하는 Physical AI 영역까지 혁신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 내 AX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산업 전반의 AI 전환 확산과 중소기업의 AX 지원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진은숙 현대차·기아 ICT담당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목표는 AI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AI를 가장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이 되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을 가장 빠르게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 고객 가치와 사업 성과로 연결하는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AX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운영 경험, 실행 역량은 다가올 Physical AI 시대를 준비하는 가장 강력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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