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권 탈취 노린 기획 폭행"…조이웍스 전 대표, 호카 사태 반박


사건 8개월 만 기자회견…"폭행은 명백한 제 잘못"
전직 직원·경쟁업체 조직적 비위 및 기획 의혹 제기
"고소 진행…밝혀질 것"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공식 수입사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지난해 12월 발생한 갑질폭행 사건 관련 입장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독점 총판사 조이웍스의 조성환 전 대표가 지난해 불거진 폭행 사건의 본질이 국내 독점 유통권을 노린 전·현직 직원과 경쟁업체의 조직적 비위 및 기획 폭행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폭력을 행사한 것은 명백한 제 잘못이며 법적·도의적 책임을 다하겠다"면서도, "개인의 과오와 별개로 회사의 존속이 위협받는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설 수밖에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전 대표는 법률대리인과 함께 10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경위와 향후 법적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피해자 측과 동업 관계였던 러닝 브랜드 '풀라르' 손나자용 대표도 참석해 폭행 유도 정황과 내부 비위에 대한 증언을 내놨다.

앞서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경쟁업체인 A사 대표와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하청업체 대상 묻지마 갑질 폭행'이라는 내용의 보도가 쏟아지자 그는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조이웍스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고 있지 않다. 최근엔 피해자들과 총 2억원에 합의했고 처벌불원서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 전 대표 측은 최초 보도에서 설정된 '하청업체 대상 묻지마 갑질 폭행' 프레임을 정면 반박했다. 피해자들은 하청업체 직원이 아니라 퇴사한 30대 전 직원 임모 씨와, 임 씨가 재직 시 관리하던 거래처 대표 천모 씨로, 두 사람이 경쟁업체 '케이브웍스'를 동업 설립했다는 것이다.

법률대리인 이동호 법무법인 노바 대표변호사는 "사건 발생 약 11개월 전 이미 양사 간 거래가 종료돼 계약상 갑을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하청업체가 아닌 경쟁업체였음이 인정돼 정정보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가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폭행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유연석 기자

◆ "유도된 폭행"…배후 의혹까지 제기

이날 현장에서는 폭행이 사전 유도됐다는 정황도 공개됐다. 피해자들과 같은 사무 공간에서 일했다고 밝힌 손나자용 대표는 피해자들이 "몇 대 맞아주고 끝내면 된다", "맞아주러 간다"는 취지의 말을 반복했다며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공증 제출했다고 밝혔다.

폭행 직후 피해자들이 "생각보다 많이 맞았다"고 말했다는 증언과 거래 종료 뒤에도 차명업체를 통해 조이웍스 현직 직원을 포섭하고 내부 자료를 복제했다는 주장도 했다. 포섭된 직원은 폭행사건 발생 전날 퇴사했으며, 현재 케이브웍스에서 일하고 있다고도 했다.

조 전 대표 측은 폭행이 우발적으로 벌어진 배경도 설명했다. 피해자들이 사건 전부터 조 전 대표가 사채를 쓰고 가족이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허위사실을 주변에 퍼뜨렸고, 이를 따지려 마련한 자리에서도 사과 대신 시치미로 일관하자 감정이 격해졌다는 것이다.

조 전 대표 측은 이런 정황이 성동경찰서가 검찰에 넘긴 송치 결정서의 범죄 사실에도 적시돼 있다며 그 문건을 이날 현장에서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손 대표는 폭행 직후 피해자 측이 제3의 인물을 찾아갔고, 이후 '회장님'으로 지칭되는 인물까지 거론되면서 사건이 조직적으로 흘러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조 전 대표 역시 "이 사건은 국내 독점 판권을 뺏기 위해 소수의 내부 가담자와 외부 세력이 결합한 사건"이라며, 계약 해지로 이득을 볼 대기업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고, 이 주장을 뒷받침할 물증도 제시되지 않았다.

조 전 대표 측은 최초 보도를 진행한 방송사의 취재 행태도 비판했다. 폭행을 유도한 피해자들이 사전에 녹음기를 소지하고 폭력을 유도한 정황을 검증 없이 보도했을 뿐 아니라, 보도 직후 기자가 직접 미국 본사에 연락해 계약 유지 여부를 압박하는 등 나흘 만에 1000억원 규모의 계약 해지를 이끌어냈다는 주장이다.

현재 조이웍스 임직원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와 배임증재·배임수재 혐의로 고소했으며, 조 전 대표 개인도 허위사실 유포·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제기한 상태다. 조 전 대표는 자신의 주장들이 수사기관을 통해 입증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2층에서 열린 호카(HOKA) 갑질폭행 조성환 전 조이웍스 대표 입장표명 기자회견장 앞에서 조이웍스 직원들이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유연석 기자

◆ 조이웍스 매출 90%가 호카…"제 잘못, 직원이 대신 받게 하지 말아 달라"

조 전 대표는 사건의 배경으로 러닝 시장을 둘러싼 대기업 간 경쟁을 지목했다. 그는 "2023년 이후 국내에 러닝 붐이 일면서 여러 대기업과 유통사가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었고, 조이웍스도 브랜드 계약을 지키기 위해 해마다 대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해 왔다"며 "정정당당한 경쟁이라면 언제든 환영하지만, 그 움직임 속에 사람을 무너뜨려 판권을 가져가려는 계산이 있었다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미 조이웍스를 떠난 사람이고, 오늘 이 자리는 제 자리를 되찾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관계사를 포함해 지난해 1800억원대까지 성장한 회사를 8년 만에 20배 이상 키운 것은 새벽같이 물류를 돌린 140여명의 직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의 불찰로 시작된 일이 아무 상관 없는 직원과 그 가족의 생계를 흔들고 있다. 제 잘못은 제가 받겠으니 직원들이 대신 받게 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조 전 대표는 데커스 본사를 향해서도 호소했다. 그는 "이 일은 제 개인의 일이고, 폭행 유도 정황과 조직적인 사건 왜곡이 있었으며 방송사는 반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며 "진실이 밝혀지기 전에 직원들이 일터를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데커스 본사 역시 왜곡 보도와 가짜뉴스의 피해자인 만큼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조이웍스는 전체 매출에서 호카가 차지하는 비중이 80~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커스는 폭행 논란 직후 총판 계약 해지를 통보했으나, 조이웍스는 계약 사유가 없다며 미국 국제분쟁해결센터(ICDR)에 국제중재를 신청했다. ICDR는 지난 5월 데커스에 국내 신규 유통사 선임을 중단하라는 1차 조치를 내렸고, 6월에는 본안 판단 전까지 조이웍스가 사업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판단을 재차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재에서 이기더라도 계약 기간 만료 시점에 데커스가 계약을 갱신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여러 유통 대기업이 차기 총판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한편 이날 조이웍스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장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피켓에 적은 문구는 "'악마의 편집' 방송사 이제는 사과하세요", "가짜뉴스로 회사 죽이기 이제 배후를 밝혀라", "근거 없는 계약 파기, 생업 박탈 규탄한다"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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