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삼성은 쌓고 SK는 잇고…'포스트 HBM' 주도권 누가 잡을까


삼성 'zHBM'·SK하이닉스 'HBF'…FMS 2026서 차세대 기술 공개
수직 적층 맞춤형 vs 개방형 표준…AI 메모리 전략 '대조'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한 FMS 2026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서 전시된 메모리 제품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삼성전자

[더팩트|정리=윤정원 기자] 지난 한 주 반도체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메모리 경쟁이 본격화했습니다. 'FMS 2026'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 'zHBM'과 400단 이상 10세대 낸드를 공개했고, SK하이닉스는 3D 적층 D램 'G0.5'와 고대역폭플래시(HBF)를 전면에 내세웠는데요. 삼성전자가 수직 통합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메모리에, SK하이닉스가 개방형 표준과 생태계 확장에 각각 방점을 찍으면서 AI 메모리 시장의 다음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에도 불이 붙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의 '공급 속도전'이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첫 부동산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나흘 만인 7일 다시 관계 부처를 불러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는데요. 그린벨트 활용과 군부지 개발, 신규 택지 발굴부터 정비사업 활성화와 인허가 단축까지 다양한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부가 실제 공급 물량뿐 아니라 입주 시점까지 얼마나 앞당길 수 있을지가 향후 부동산 시장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 'zHBM' vs 'HBF'…AI 메모리 새 판 짜기

-'FMS 2026'는 반도체 업계에서 굉장히 큰 행사죠?

-그렇습니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컨벤션센터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메모리·스토리지 전문 행사 'FMS 2026'이 개막했습니다. 행사의 최대 관심사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새 한계로 떠오른 '메모리 장벽' 극복 방안이었습니다.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발전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메모리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메모리 장벽이 뭔가요?

-연산을 담당하는 AI 가속기 성능은 좋아지는데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 대역폭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요리사가 아무리 빨라도 재료가 제때 오지 않으면 주방이 멈추는 것과 같습니다. 김천성 SK하이닉스 솔루션개발 부문장은 행사에서 "에이전틱 AI 시대에 토큰 처리량이 전례 없는 속도로 늘고 있지만 D램 대역폭이 연산 성능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AI 인프라가 메모리 중심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해법이 궁금한데요.

-'zHBM'입니다.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가 AI 가속기 옆에 붙는 방식이라면 zHBM은 메모리를 가속기 위에 수직으로 쌓는 구조인데요. 프로세서와 메모리 사이 거리가 짧아져 데이터 이동 속도가 빨라지고 전력 소모도 줄어듭니다. 삼성전자는 zHBM 적용 시스템이 8세대 규격인 HBM5 대비 성능은 최대 8배, 전력 대비 성능은 최대 3배 높고 열 저항은 절반 이상 낮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발열 문제는 없나요?

-그 부분을 고려해 D램 적층 단수를 기존 HBM보다 줄이는 설계를 적용했습니다. 김경륜 삼성전자 D램 개발실 상무는 기존 HBM 기술이 수년 내 물리적 한계에 봉착한다는 게 업계 공통 인식이고 이를 타개할 돌파구는 3차원 수직 적층 구조뿐이라고 설명했는데요. 현재 글로벌 고객사들이 단수를 늘려 데이터 밀도를 키우는 것보다 발열 제어와 대역폭 확장에 훨씬 강한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낸드 쪽 성과도 있었죠?

-네. 삼성전자는 400단 이상 10세대 낸드인 'V10 BV-NAND'를 업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286단 9세대 낸드에서 300단대를 건너뛰고 곧바로 400단대로 올라선 제품인데요. 웨이퍼 본딩과 3스택 기술을 적용해 집적도를 전 세대 대비 약 58% 높였습니다. 온디바이스 AI용 'zNAND-O'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지난 6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와 구글 딥마인드, 샌디스크는 FMS 2026에서 HBF로 메모리 장벽을 넘다를 주제로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SK하이닉스

◆ 맞춤형 vs 개방형…서로 다른 해법으로 시장 공략

-SK하이닉스는 어떤 카드를 꺼냈나요?

-핵심은 '계층형 메모리'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계층을 △S램 △HBM △D램 △로컬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CXL 풀드메모리 △스토리지 서버 6단계로 나누고, 이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최적화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는데요. 이 구도 아래 3D 적층 D램 기술을 적용한 'G0.5'와 고대역폭플래시(HBF)를 함께 내놨습니다. G0.5는 용량은 작지만 대역폭이 큰 S램(G0)과 기존 HBM(G1) 사이의 성능 격차를 메우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HBF는 어떤 기술인가요?

-HBM과 SSD 사이에 놓이는 새 계층입니다. HBM처럼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도 낸드를 기반으로 용량을 키운 기술이죠. AI 추론이 확산될수록 데이터는 더 많이 쌓이고 더 자주 불러와야 하는데, HBM만으로는 용량 부담이 커진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샌디스크와 함께 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했고, 개발 중인 10세대 375단 4D 낸드도 처음 선보였습니다.

-표준 규격을 공개한 게 눈에 띄는데요.

-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를 통해 표준을 공개했습니다. 구글과 텐스토렌트 등 다수 빅테크와 반도체 설계 기업이 참여한 곳인데요. 컨소시엄 출범 6개월 만에 첫 표준을 내놓으며 업계 전체가 쓰는 범용 플랫폼으로 HBF를 안착시키겠다는 구상을 분명히 한 셈입니다.

-두 회사의 전략이 갈렸다는 평가가 나오는군요.

-그렇습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수직 통합을 앞세워 고객사 AI 칩에 맞춘 맞춤형 설계로 승부한다면, SK하이닉스는 표준화와 개방형 동맹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입니다. zHBM은 연산과 기억 기능을 극단적으로 붙여 최고 속도가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시장을 겨냥하고, HBF는 대용량 데이터를 다루는 추론 시장을 노리는 구도죠.

-앞으로 관전 포인트는 뭘까요?

-두 기술 모두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고객사 확보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앞으로 세계 반도체 공급망과 주요 테크 기업들의 협력 형태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입니다.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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