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삼성증권이 2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증권가의 평가는 냉랭한 분위기다.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구조적 한계에 하반기 거래대금 둔화 경고등이 켜져서다. 지난 9년간 묶여있던 발행어음 족쇄가 풀린 것이 무색하게 증권가들의 실적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 2분기 영업익 6758억원…WM·IB 고른 성장에 발행어음 인가 '청신호'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488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1%, 전 분기 대비 8.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67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전분기보다 10.9% 늘었다. 올해 1분기 세운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경신하며 2개 분기 연속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호조와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부문의 안정적 성과가 호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연금과 고액자산가 중심의 WM 부문이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에만 19조7000억원 규모의 리테일 고객자산 순유입을 기록하며 총 고객자산을 495조6000억원까지 끌어올렸는데 2분기 고객자산은 652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31.6% 증가했다. HNW(고액자산가) 고객은 57만2000명으로, 전 분기보다 27.5% 늘었다.
IB(기업금융) 부문도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실적에 기여했다. IB부문 실적은 구조화 금융 794억원을 중심으로 전 분기 대비 26.1% 증가한 906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은 실적보다 그동안 성장의 걸림돌로 평가됐던 발행어음 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금감원의 초고액자산가 거점점포 검사 과정에서 일부 영업점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적발되며 발행어음 인가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영업정지를 포함한 중징계안을 금융위원회(금융위)에 올렸으나 금융위가 지난달 31일 정례회의에서 '기관경고'로 낮춘 것으로 알려지며 인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기관제재 수위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5단계로 영업정지 이상이 중징계에 해당한다.
금융위 정례회의가 이달 휴지기에 들어가는 만큼 빠르면 내달 인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인가를 받을 경우 해당 수익은 4분기 반영돼 실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발행어음 인가 후 단기간 내 목표액 모집, 높은 마진확보 등이 뒷받침될 때 다른 증권사와의 격차를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조달 기반을 넓히고 IB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사업으로, 초대형 IB 경쟁력의 상징으로도 평가된다.
이와 관련해 삼성증권 관계자는 "발행어음 인가 관련해 별도로 맞다 아니다 확인해드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영업환경 악화에 증권사 7곳, 삼성증권 목표주가 ↓
하지만 이 같은 긍정적 신호에도 증권가는 하반기 거래대금 둔화와 높아진 증시 변동성을 근거로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목표주가를 낮춘 증권사는 메리츠증권, iM증권, 신한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NH투자증권, LS증권, 대신증권 7곳이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실적추정치 변경과 금융여건 악화를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11만5000원으로 하향한다"며 "하반기 들어 증시 불안 양상이 심화되고 거래대금 감소, 시장금리 상승 등 부정적 금융지표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상반기 대비 실적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ETF와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를 포함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 약 137조7000억원에서 7월 조정과 맞물려 약 99조5000억원으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서도 하락세는 유지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도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에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온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기존 18만원에서 15만원으로 하향한다"며 "목표주가 하향은 하반기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전망치 수정에 따른 이익 추정치 조정에 기인한다. 일부 ETF 거래에 대한 규제 논의도 부각돼 주식 거래가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인건비 등 판매관리비가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점도 근거로 꼽힌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목표주가를 기존 14만8000원에서 11만3000원으로 내리며 "판매관리비가 크게 증가해 증권사 추정치를 하회했다. 아울러 지속된 증시 조정으로 확대된 괴리율, 하락 중인 브로커리지 점유율 등에 따라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증권은 4일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50%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삼성증권은 "주주환원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균형있게 추진해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추가적인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규 사업 추진과 자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