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성호 기자] 배터리 업계의 흑자전환에 힘입어 이차전지 소재사들도 일제히 실적이 개선됐다. 올해하반기는 핵심 매출 지역인 미국 시장의 전기차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큰 반등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사들은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투자 및 원가절감 노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엘엔에프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고성능 배터리인 삼원계의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는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 1조6391억원, 영업이익 8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07.4% 뛰었다.
핵심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이 얼어붙은 북미 전기차 시장 여파로 다소 부진했지만, 리튬 시세 판가 반영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포스코퓨처엠은 상반기 매출 1조4370억원, 영업이익 4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4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극재 판매가 증가하고 음극재 가동률이 회복하며 수익이 개선됐다. 또한 기초소재 사업도 전년 대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양극재 공급사 엘앤에프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6247억원, 1381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6% 늘었고, 앞선 해 26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손익은 흑자전환했다.
주요 배터리 소재사들 대부분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소재사는 주로 국내 배터리 3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배터리 3사의 상반기 출하량과 수요가 늘면서 소재사의 공장 가동률도 올라갔다는 분석이다.
다만 배터리 3사의 실적이 이제 막 흑자전환한 만큼 소재사들의 상승 여력도 한계가 있었다. 세계 2위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가 부진한 여파로 풀이된다.
올해 하반기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은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지만 미국 시장의 부진으로 성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고됐다. 대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로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배터리 소재사는 유럽에서 신규 고객 창출에 나서거나, ESS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인다.
우선 에코프로비엠은 6월 가동에 돌입한 헝가리 공장 활용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오는 9월 2라인까지 가동하면 초기 고정비가 줄며 자연스레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함께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BNSI 제련소 조기 투자를 진행한다. 향후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을 고려해 니켈 공급망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은 2027년부터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소재를 생산하기로 했다. 이에 합작사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와 함께 포항공장 LFP 양극재 공장을 증설한다. 2027년 1분기 개조가 완료되면 연간 최대 5만톤의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엘앤에프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LFP 양극재 시생산품을 출하했다. 앞서 엘앤에프플러스는 약 10만㎡ 부지에 3380억원을 투입해 LFP 전용 공장을 완공했다. 중국 기업이 독점하는 LFP 시장에서 비중국 공급망 수요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실적은 개선됐지만 북미 지역 등에 있는 공장 가동률이 낮은 점이 문제"라며 "결국 미국 전기차 시장이 살아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