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관광수출 日 수준되면 부가가치 6.3조…"체류·소비 늘려야"


2025년 방한객 1894만명…관광수출 GDP 대비 1.17%
의료·문화 등 고부가가치 관광 확대하고 지역 분산 필요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수출 비중이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면 약 6조3000억원의 국내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박상민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광수출 비중이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면 약 6조3000억원의 국내 부가가치를 추가로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외국인 관광객 수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체류기간과 1인당 지출을 함께 늘리고, 의료·문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소비를 확대해야 관광산업을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제언이다.

5일 정선영 한국은행 조사국 정선영 아태경제팀장과 김선중 아태경제팀 조사역, 양준빈 경기동향팀 과장, 최준 재정경제부 파견 차장이 발표한 '서비스수출 관점에서 본 관광산업의 성장효과와 정책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894만명으로 집계됐다. 팬데믹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의 1750만명을 넘어선 규모다.

보고서는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음식·화장품·의료·미용 등으로 확산하면서 방한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의 여행비용 부담이 줄어든 점도 관광객 유입을 뒷받침한 것으로 봤다.

다만 방한객 증가가 관광수출과 국내 부가가치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방한객 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지만 체류기간과 1인당 지출 개선은 상대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방한객 1인당 관광지출은 2019년보다 2.5% 감소했고, 국제수지상 관광수출액도 같은 기간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 관광산업의 직접 부가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기준 1.7%로 글로벌 평균 3.5%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3.6%를 밑돌았다.

관광수출은 국내 경제성장에도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부터 2025년까지 관광수출 변화가 GDP 성장률을 끌어올린 효과는 연평균 0.039%포인트로 추산됐다. 코로나19 충격이 발생한 2020년을 제외하면 성장기여도는 0.058%포인트로 높아진다.

방한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된 2022년부터 2025년까지는 관광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연평균 0.14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약 60%는 숙박·음식·교통 등 관광 관련 산업에서 직접 발생했으며, 나머지 40%는 식재료와 운송·정비·청소·정보기술 등 중간재와 서비스를 공급하는 후방연관 산업에서 창출됐다.

다만 연구진은 최근 성장기여도 상승에는 코로나19 이후의 기저효과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포함돼 있다며 이를 관광산업의 구조적인 경쟁력 개선으로만 해석하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관광수출 수준을 비교하기 위한 예시적 기준으로 일본을 제시했다. 지난해 한국의 GDP 대비 관광수출 비중은 1.17%로 일본의 1.46%보다 0.29%포인트 낮았다.

한국의 관광수출 비중이 일본 수준에 도달하려면 관광수출액이 지난해 218억8800만달러에서 274억4700만달러로 55억5900만달러, 25.4% 증가해야 한다. 이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국내 부가가치는 44억500만달러, 약 6조2600억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명목 GDP의 0.23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진은 다만 일본의 관광수출 비중은 정책 목표나 전망치가 아니라 한국과 관광 수요 및 지리적 여건이 비교적 유사한 국가를 활용한 시나리오 분석용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수준의 관광수출 비중을 하나의 변수만으로 달성하려면 방한객 수를 현재 1894만명에서 2375만명으로 481만명 늘려야 한다. 방한객 수가 그대로라면 1인당 하루 평균 지출을 177.8달러에서 223달러로 45.2달러 높이거나 평균 체류기간을 6.5일에서 8.2일로 1.7일 연장해야 한다.

보고서는 특정 변수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방한객 수와 체류기간, 지출액을 함께 개선하는 편이 정책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평균 체류기간을 6.5일로 유지하면서 방한객을 2120만명으로 226만명 늘리고, 하루 평균 지출을 199.1달러로 21.3달러 높여도 일본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하루 지출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경우에는 방한객을 2120만명으로 늘리고 평균 체류기간을 7.3일로 연장하는 조합이 제시됐다.

방한객 수를 늘리지 않더라도 하루 평균 지출을 199.1달러로 높이고 체류기간을 7.3일로 연장하면 같은 수준의 관광수출 확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 유치뿐 아니라 이미 입국한 관광객이 더 오래 머물며 소비하도록 하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관광객의 소비구조와 관련 산업의 부가가치율을 개선하면 같은 관광수출액으로도 국내에 남는 생산과 소득을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대한 관광객 지출 비중을 17.2%에서 35.0%로 높이고 숙박업과 항공업, 음식점업의 부가가치율을 각각 10%포인트, 5%포인트, 8%포인트 개선하면 국내 부가가치 유발액은 약 6조3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관광수출액이 추가로 1.7% 증가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연구진은 관광객 지출이 쇼핑과 식음료 등 일부 항목에 집중되지 않도록 의료·문화·오락·전문서비스와 지역 체험, 고급 식음료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 창출력이 높은 서비스로 소비경로를 다변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숙박·교통시설의 공급능력을 확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설과 서비스의 고급화, 예약·결제·다국어 안내 등 디지털 서비스 확대, 국내 중간재 조달 확대를 통해 관광산업의 생산성과 부가가치율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지역으로 분산하는 것도 과제로 꼽혔다. 지역 관광콘텐츠와 교통·숙박시설을 연계하고 야간관광과 장기체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외국인이 여러 지역을 방문하도록 해야 체류기간과 소비를 함께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관광정책의 성과관리 중심을 방한객 수에서 관광수출액과 국내 부가가치 등 질적인 기준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며 "방한객 수와 체류일수, 1인당 지출을 함께 높이고 고부가가치 서비스 중심으로 지출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kimthi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