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윤경 기자] 파산 위기까지 내몰렸던 홈플러스가 임시휴업 이후 직원들을 현장에 복귀시키고 상품 입고를 시작하는 등 영업 재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영업 정상화의 핵심인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집행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아 실제 개장 시점은 여전히 유동적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점포별 상황에 맞춰 상품 입고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 비축 재고를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점포별 재고 담당 인력도 배치해 상품 검수와 보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제조사들 공급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과 대상 제품은 점포로 직접 공급되고 있으며, 농심도 합의된 조건에 따라 납품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공급 재개를 협의 중이고, 오리온은 관련 절차에 착수했다. 동원F&B는 납품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물류센터에 보관 중이던 자체브랜드(PB) 상품도 매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휴업 직전 점포 배분이 중단됐던 일부 상품도 다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농·축·수산물과 유제품 등 신선식품은 DIP 자금 집행 이후 거래처 대금 지급이 이뤄져야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다.
현장 인력도 순차적으로 복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일 67개 점포를 중심으로 설명회를 열고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참석하지 못한 직원들에게는 문자메시지로 출근 의사를 확인했다. 현재는 상품 진열과 매장 정비, 냉장·냉동 설비 시운전 등 재개장 준비 업무를 위한 최소 인력이 근무 중이다.
영업 재개 준비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개장 시점은 DIP 자금 집행 일정에 달려 있다. 현재 법원의 승인과 채권자 의견 청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자금 집행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회생절차 종료까지 약 한 달밖에 남지 않은 데다 대형마트는 주말 매출 비중이 높은 업태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주말 이전 영업을 재개해야 정상화의 첫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재개장과 함께 기존 복층 매장을 약 1000평 규모의 단층 매장으로 전환하고 식품과 PB, 생필품 중심으로 상품을 재편할 계획이다. 미국 대표 유통기업 '트레이더조'의 사업모델을 참고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이커머스와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DIP 자금은 상품대금과 연체 임대료, 유틸리티 비용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필수 비용을 우선 지급하는 데 사용된다. 지급이 미뤄진 직원 급여와 소상공인 정산 대금도 순차적으로 집행할 예정이다.
구조혁신도 병행한다. 회생기간 내 폐점이 결정된 37개 점포 매각을 추진하고, 본사와 점포 인력을 최소화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선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즉시항고를 받아들여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는 오는 9월 4일까지 연장됐으며, 향후 DIP 자금 집행 시점이 영업 정상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