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의 완제품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올해 2분기 영업손실 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2월 소비자가전(CE)과 IT·모바일(IM) 부문을 합쳐 DX부문이 출범한 뒤 처음 나온 분기 적자다. 같은 기간 반도체를 맡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 89조2000억원을 벌어들인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가 30일 공시한 2분기 실적을 보면 DX부문은 매출 48조원, 영업손실 8000억원을 냈다. 직전 분기 매출 52조7000억원, 영업이익 3조원과 견주면 매출은 8.9% 줄고 손익은 뒤집혔다. 1년 전과 비교해도 매출은 10% 늘었지만 3조3000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손실로 바뀌었다.
적자를 부른 것은 '칩플레이션'이다. AI 서버가 메모리 물량을 빨아들이면서 완제품 업체가 치러야 할 부품값이 함께 올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밝힌 2분기 평균 판매 단가는 직전 분기 대비 D램이 40% 중반, 낸드플래시가 60% 후반 뛰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걸쳐 각각 40~50%씩 오른 것으로 집계했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몫은 40~50%에 이른다.
사업부별로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가 33조2000억원어치를 팔고도 7000억원 손실을 봤다. MX사업부만 떼어 보면 매출이 32조3000억원으로 1년 새 14% 불어났다. '갤럭시 S26' 시리즈가 버텨줬고 'A시리즈'가 힘을 보탠 결과다. TV와 생활가전을 다루는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사업부도 14조5000억원어치를 팔고 100억원 손실을 냈다. VD 매출만 7조7000억원으로 10% 늘었지만 두 사업 모두 원가 부담에 이익이 깎였다. DX부문 실적에서 빠져 별도로 잡히는 하만은 매출 4조6000억원에 영업이익 4000억원을 남겼다.
같은 회사 안에서 온도차는 뚜렷했다. DS부문은 매출 127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2000억원을 올려 전사 영업이익의 99.7%를 혼자 채웠다. 전사 기준으로는 매출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 89조500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원가 압박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기획팀 기획그룹장(상무)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은 전분기 대비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순철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도 글로벌 불확실성과 원가 부담 탓에 DX부문의 경영 여건이 어려울 것이라며 수익성을 최대 과제로 꼽았다.
반전 카드로 꺼내 든 것은 폴더블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갤럭시 언팩 2026'을 열고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플립8 3종을 내놨다. 이 가운데 폴드8은 '갤럭시 Z 폴드7'의 후속이 아닌 신규 와이드 폼팩터이고 폴드7 계보를 잇는 모델은 폴드8 울트라다. 국내 사전판매는 지난 28일 시작해 다음 달 3일 끝나고 정식 출시일은 8월 7일이다. 12GB 메모리에 256GB 저장용량 기준 출고가는 폴드8 울트라가 257만7300원, 폴드8이 227만8100원, 플립8이 168만3000원이다. 플립8 가격은 전작보다 19만8000원 올랐다.
인도에서는 초반 반응이 빨랐다. 사전예약이 72시간 만에 27만대를 넘어섰다. 전작이 같은 물량을 채우는 데 2주가량 걸렸던 것과 대비된다.
아라우조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울트라 모델과 '갤럭시 Z8' 시리즈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키워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갤럭시 S26 FE' 출시와 A시리즈 상위 모델 구매 유도, 연내 인텔리전트 아이웨어 출시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다만 조기 반등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거시 경제 불확실성과 메모리값 상승 탓에 위축돼 연간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사업부는 내년 공급 부족이 올해보다 심해지고 2028년에도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DX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리고 에이전틱 AI 주도권을 잡는 데 힘을 싣기로 했다. AI를 활용한 생산성 개선과 자원 효율화로 사업 체질도 바꾼다. 중장기 성장축으로는 헬스케어와 전장, 메디테크, 로봇 사업의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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