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증시 호황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효과에 힘입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코스피 급등으로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증가한 데다 ETF 유동성공급자(LP) 역할을 통한 운용수익까지 더해지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시장에서는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의 거래대금이 유지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국내 5개 주요 증권사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총 5조1278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 9652억원을 기록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07.6% 증가한 것으로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투자은행(IB) 등 전 사업 부문의 고른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 '영업이익 2조원' 달성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장 전부터 투자한 미국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의 평가이익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신한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스페이스X 관련 이익을 약 1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다만 3분기 들어 스페이스X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내려오면서 향후 평가손익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금융지주 역시 전년 동기 대비 77.9% 증가한 1조41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1조원 고지'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자기자본을 활용한 발행어음 사업 경쟁력이 실적을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은 거래대금 증가의 수혜가 가장 큰 증권사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개편과 퇴직연금 사업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증권은 코스피 중심의 활발한 주식 거래와 퇴직연금 성장세를 바탕으로 리테일 경쟁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은 증시 활황에 따른 거래 폭발이다. 올해 2분기에는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하며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섰는데 이에 따라 거래대금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올해 2분기 국내 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ETF를 포함해 약 118조원으로 전 분기보다 39.8% 증가했다.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한국거래소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ETF가 차지하는 비중도 1분기 40%에서 2분기 49%로 확대됐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가 거래대금 증가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약 137조5000억원까지 상승했다. 정부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도 투자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총 거래대금은 규제 발표 직전인 지난 16일 12조1674억원에서 첫 거래일인 20일 12조2466억원으로 증가하며 12조원대를 유지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단기물 채권금리 급등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식 관련 평가이익이나 거래 수수료뿐만 아니라 ETF 유동성공급자(LP) 역할로 발생하는 수익도 실적에 적잖이 기여할 거란 전망이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호조에 따른 실적 서프라이즈는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며 "2분기에는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ETF LP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단기물 채권금리 급등 영향에도 불구하고 주식 관련 평가이익 및 ETF LP 등에서의 운용수익 기여도 확대되면서 채권평가손실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거래대금 둔화 여부가 증권사 실적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 위축 가능성과 투자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평가손익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피크아웃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코스닥 시장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 등 증시 개편 관련 정책들이 진행 중이고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과 절대적인 거래대금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이익이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높아진 거래대금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와 거래대금이 축소되는 시점에 증권업종의 이익 수준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시기 급격하게 확대된 거래대금이 이후 축소되더라도 과거에 비해서는 현저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것처럼 절대적인 거래대금이 축소되더라도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