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흥그룹이 사업의 무게중심을 서울로 옮기고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광주에서 근무하던 인력 대부분을 서울 사무실로 이동시키고 신규 채용까지 진행하며 수도권 영업망 확대를 위한 조직 정비에 착수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과 중흥토건 등 중흥그룹 주요 계열사는 지난달 서울 영등포구 당산역 인근 '당산역 2차 SK V1 타워' 14·15층에 새 사무실을 마련했다. 광주에서 근무하던 임직원 약 120명은 서울로 이동했다. 이후 서울에서 새로 채용한 20여명을 포함해 현재 당산동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약 140명이다. 중흥그룹은 수도권 사업 확대에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하고 있다.
광주에는 지역 현안을 담당할 최소 인력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상 본사 소재지는 광주에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과 수주를 비롯한 주요 업무가 서울에서 이뤄지면서 당산동 사무실이 사실상 수도권 사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됐다.
중흥그룹이 서울 조직을 확대한 배경에는 지방 주택시장 침체가 자리하고 있다. 미분양 증가와 수요 위축으로 지방 신규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 기회가 많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새로운 일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강남권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놓고 대형 건설사들과 곧바로 정면 승부를 벌이기보다는 중소 규모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수주 실적을 쌓는다는 방침이다.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 강북권과 경기 주요 도시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수도권 내 인지도를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것이다.
서울 본격 진출 후 첫 시험대는 노원구 월계동에서 선보이는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다. 중흥토건은 오는 24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들어간다. 월계동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을 통해 조성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5개 동, 총 355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135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중흥그룹이 서울에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2020년 강동구 천호1구역을 재개발한 '강동 중흥S-클래스' 이후 6년 만이다. 이 단지는 분양 당시 평균 35.56대 1, 최고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는 서울 사무실을 연 뒤 처음 분양하는 사업장이라는 점에서 중흥그룹의 수도권 확장 전략을 가늠할 수 있는 상징적인 현장으로 꼽힌다.
브랜드 홍보에도 힘을 싣고 있다. 중흥그룹은 서울 올림픽대로 대형 전광판에 오는 8월까지 월계 중흥S-클래스 리비에르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개별 단지 분양을 넘어 서울 수요자들에게 '중흥S-클래스' 브랜드와 수도권 진출을 동시에 알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향후 중흥그룹은 서울 강북권 소규모 정비사업지와 경기 부천·수원·남양주 등을 중심으로 주택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단계"라며 "사업성이 확보된 현장을 선별해 차근차근 수주 실적과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