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국제 금값이 연초 고점보다 20% 넘게 떨어진 뒤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은행 프라이빗뱅킹(PB)센터에도 금 투자 시점을 묻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가격 상승기에 골드바와 골드뱅킹을 새로 매수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가격 조정을 분할 매수 기회로 활용하거나 이미 보유한 실물 금으로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수요도 나타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29분 기준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4054.24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1.2% 반등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중동 긴장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겹치면서 하루 만에 3% 급락해 온스당 3996.76달러까지 내려갔다. 금값이 3% 급락한 지난 13일 시장이 반영한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5%였다. 이후 미국의 물가지표와 중동 정세가 반영되면서 21일에는 64%로 낮아졌다. 금은 별도의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 시장금리와 국채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은행권에서 개인이 금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골드뱅킹과 골드바다. KB국민·신한·우리은행은 계좌를 통해 실물 인수 없이 금을 사고파는 골드뱅킹을 취급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골드바 판매 창구도 운영한다. 골드뱅킹은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고 보관 부담이 없는 반면, 골드바는 실물을 직접 보유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의 'KB골드투자통장'은 거래 시점의 국제 금값과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 1g당 원화 기준가격을 산출한다. 0.01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으며 고객이 보유한 포인트를 1점당 1원으로 환산해 금으로 전환하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제 금값이나 환율 변동뿐 아니라 은행의 신용위험에 따라서도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예금자보호 대상은 아니다.
신한은행은 자유롭게 금을 입출금하는 '신한골드리슈 골드테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홈페이지에서는 골드리슈와 실버리슈의 일자별 고시가격과 국내외 금·은 가격 흐름도 함께 제공한다.
우리은행의 '우리골드투자'도 실물 거래 없이 금을 사고파는 금융투자상품이다. 거래 단위는 0.01g이며 신규 가입 때는 1g 이상을 입금해야 한다. 인터넷·스마트뱅킹과 자동이체, 골드적립이체, 지정가 반복매매를 이용할 때는 거래가격에 적용되는 스프레드를 30% 우대한다. 우리은행은 골드뱅킹과 함께 골드바와 실버바 판매 창구도 운영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골드바를 통해 실물 금 투자 수요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 등이 제조하고 품질을 보증한 골드바를 판매하며, 은행에서 판매한 제품 가운데 품질보증서와 시리얼번호, 포장 상태 등의 요건을 충족한 골드바는 다시 매입하는 업무도 대행한다. NH농협은행은 공급 부족으로 중단했던 3.75g과 10g 등 소형 골드바 판매를 올해 1월 재개했다.
하나은행은 금을 새로 사는 상품뿐 아니라 고객이 보유한 실물 금을 맡겨 운용하는 '하나골드신탁'도 판매하고 있다. 대상은 골드바와 14K·18K 주얼리 등이며 최저 가입 중량은 30g이다. 다만 회차별 최저 가입 중량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고객이 맡긴 금은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의 감정과 임가공을 거쳐 10g 이상, 5g 단위의 적격 금지금으로 바뀐다.
하나은행은 적격 금지금을 제휴사업자에게 소비대차 방식으로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다. 최대 1년의 운용기간이 끝나면 고객은 맡긴 금과 순도·중량이 같은 한국금거래소 제작 골드바와 현금 운용수익을 받는다. 수익은 소비대차 이자에서 신탁보수를 뺀 금액이며, 고정된 수익률이 적용되는 상품은 아니다. 세전 신탁이익에는 기타소득세율 22%가 적용된다.
금실물 신탁은 사용하지 않는 반지나 목걸이, 골드바를 보관만 하는 대신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골드뱅킹과 다르다. 그러나 감정 결과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에는 중도해지가 불가능하다. 제휴사업자의 신용위험에 따라 투자원본의 전부 또는 일부를 잃을 수 있고 예금자보호도 적용되지 않는다. 맡긴 금제품 자체가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순도와 중량의 새 골드바로 반환된다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김영심 하나은행 Club1PB센터지점 Gold PB부장은 "단기적으로 금 가격이 급락하면서 자산가들이 보유한 금 투자상품도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최근 저가매수에 대한 상담 문의가 늘어났다"며 "단기적인 조정은 있더라도 장기적인 금 가격 상승 사이클이 끝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는 현시점의 금 투자 매력이 저가매수 측면에서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실물 신탁은 보관만 하던 금을 은행에 맡기고 소정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꾸준히 관심이 늘고 있으며, 하나은행에서는 올해 벌써 14회차까지 판매 일정이 예정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