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NH투자증권이 최근 국내 증시 급락과 관련해 코스피 6000선 안팎을 실질적인 락바텀(하방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와 수급 교란으로 변동성은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지만, 현 지수대에서는 추가 급락보다 재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 이사는 2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최근 증시 조정과 관련해 "다중 악재가 단기간에 선반영되며 가격 조정이 급격히 진행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 이사는 "현 지수 구간에서는 추가적인 스파이크성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2~3일 내 재반등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 증시 변동성은 금융위기 당시를 웃도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VKOSPI 지수는 96.9까지 상승해 금융위기 당시 89.3을 상회했다.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 미·이란 갈등 재점화, 국내 수급 교란,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NH투자증권은 코스피 6000선을 증시 하단으로 봤다. 자료에서는 "시클리컬임을 감안해도 KOSPI 6000포인트는 락바텀"이라고 제시했다.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2025년 이후 평균인 1.3~1.4배를 하단으로 설정할 경우 코스피는 5800~6250포인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현재 코스피 이익 수준을 과거 반도체 사이클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반도체가 과거처럼 적자 국면으로 되돌아가지 않는다면,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이익 레벨 상승을 일정 부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NH투자증권은 12개월 선행 PBR 기준 2025년 이후 평균인 1.3~1.4배를 하단으로 설정할 경우 코스피 하단이 5800~6250포인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해서도 피크아웃을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김 이사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논란은 빅테크 업체들의 투자 한계 가능성과 LTA 적용에 따른 실적 눈높이 하락"이라면서도 "수익화가 가능한 추론시장의 발전을 고려하면 투자 축소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단기 실적 눈높이 하향 가능성과 중장기 안정성 확인을 동시에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LTA를 먼저 적용하는 SK하이닉스에 대해 단기 실적 눈높이 하락 가능성은 존재한다"면서도 "동시에 중장기 실적 안정성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제한적이라고 봤다. NH투자증권은 하이퍼스케일러 5개사의 2026년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82.3% 증가한 75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같은 기간 EBITDA도 29.4%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1~2년간의 재무 악화가 투자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차익실현과 외국인 매도가 부담으로 작용했지만, 반대매매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봤다. 김 이사는 "개인 고객예탁금은 최고치 대비 줄었으나 여전히 100조원대"라며 "시가총액 대비 신용융자잔고도 0.5%로 낮아 과거와 같은 반대매매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 매도 압력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외국인의 반도체 지분율은 역사적 저점"이라며 "외국인의 추가적인 순매도 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사는 결국 주가가 상향 조정 중인 실적 전망치를 따라갈 것으로 봤다. NH투자증권은 "심리적, 기술적 마지노선인 7000선 초반 붕괴로 수급 교란에 의한 추가 하락도 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추가적인 스파이크성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단기간 내 재반등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