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인공지능) 시대에는 그룹 회장도 최종 의사 결정에 머무르지 않고 사업 현장 최전선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구상을 미국 매체 인터뷰에서 밝혔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전문 플랫폼 '식스파이브미디어'가 공개한 다니엘 뉴먼 퓨처럼그룹 대표와의 대담에 출연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나스닥에 상장한 지 사흘 만이다.
이날 최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 경영자들에게 무엇을 배우고 있느냐는 질문에 "AI 시대에 들어서면 단순히 관리만 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언급하며 "기회를 만들고 빠르게 앞장서 실행해야 한다는 점과 정신을 그에게서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회장이 됐을 때만 해도 회장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었고 현장 최전선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저 역시 최전선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I 산업에 대해서는 "사이클 차원이 아니라 산업 자체가 진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은 AI가 작은 아이 단계에서 성장해 신뢰할 수 있을만큼 성숙해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현재 AI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토큰 비용을 낮추는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이 높고 공급도 충분하지 않은 만큼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망 병목현상 해소를 통해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낮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투자는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많은 분들이 잘 모르지만 SK는 이미 미국에서 35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며 "앞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벤처, R&D(연구개발)센터 등 훨씬 더 큰 규모의 다양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SK하이닉스가 짓고 있는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공장도 확대한다. 그는 "인디애나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첨단 패키징을 생산하게 된다"며 "HBM 생산 규모도 함께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사업 모델도 단순 제조를 넘어서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단순한 메모리 제조기업에 머물고 싶지 않다"며 "제조를 기반으로 하되 '서비스형 메모리'와 같은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시했다.
ADR 상장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를 인수한 지 약 15년이 됐는데, 글로벌 자본시장과 실제로 연결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며 △재정적 옵션 확보 △글로벌 기업으로 거버넌스 진화 △투자기회 창조 등을 이점으로 꼽았다. 이어 "미국 시장에 ADR을 상장한 만큼 이제 저에게는 주주와 미국 사회를 위해 기업가치와 장기적인 성장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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