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예고하며 중동전쟁 종전 협상이 다시 파국에 이르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는 국내 선박 2척이 남아있어 이들의 출항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며 국내 해운업계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미국의 추가 공습 가능성 등에 대응해 별도의 통보가 있을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겠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미국 중부사령부는 이란 내 군사시설 약 140곳을 타격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또다시 고조되면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리스크도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7%가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국내로 수입되는 중동산 원유 역시 대부분 이 해협을 거치는 만큼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국내 해운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등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에는 국내 선박 2척이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는 HMM 컨테이너선 '나무호'도 포함돼 있다. 나무호는 지난 5월 초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된 뒤 현지에서 수리를 진행해 왔다.
나무호는 수리를 마치고 이달 중순께 출항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이란의 재봉쇄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출항 일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른 국내 선박 역시 해협 통항이 제한될 경우 운항 일정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계는 무엇보다 통항 차질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경우 운항 시간이 늘어나고 선복 운용 효율도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쟁위험 할증보험료와 선박 운항 비용이 함께 상승하면서 해운사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중동 사태 이후 선박의 보험료는 기존 선박 가치의 약 0.25% 수준에서 최대 3%까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 상승 가능성도 변수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경우 원유 가격이 급등하고, 이는 유조선 운임과 컨테이너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의 물류비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근래 종전 MOU 협상 이후 수임 증가로 운임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호르무즈 긴장 재고조로 유가가 오르게 된다면 해운사들은 원가 부담이 커지게 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