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조가 창사 이래 첫 파업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노사 간 명확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갈등이 장기화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카카오가 하반기 핵심 사업으로 꼽았던 카카오톡 중심의 인공지능(AI) 플랫폼 전환 전략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1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사는 지난달 29일 일종의 연차 파업인 '로그 오프 데이' 이후 정기적인 노사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 노사는 올해 초부터 성과급을 포함한 보상 체계와 고용안정 등의 안건을 두고 갈등을 이어왔다.
지난 5월 노사 교섭이 결렬된 카카오 본사,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이 경기도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으나 이 마저 최종 결렬됨에 따라 파업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10일 부분 파업에 이어 29일 전체 파업을 단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현재 5개 법인에서 모두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타결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밝혔다.
노조가 두 차례나 파업을 단행했지만, 카카오톡과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카카오 측은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고객 영향 최소화를 위해 실시간 대응 체계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사 갈등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회사의 AI 전략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역시 부분 파업 이후 이같은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달 10일 부분파업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업은 (단기적인 영향력 보다는) 앞으로 회사의 개발 일정이나 사업상 계획에 더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올해 핵심 서비스 카카오톡에 다양한 AI 모델을 붙여 예약·구매·탐색 등 실행에 이르는 '에이전틱 AI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상반기 핵심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정식 출시하고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카나나' 기반의 서비스로, 카카오톡 대화에서 맥락을 발견해 예약이나 일정 등록 등을 돕는 '개인형 비서'를 표방한다. 아울러 카카오는 최근 지분 분리를 마친 AXZ의 서비스 '다음' 기반의 '샵(#)' 검색 대신, 카나나 검색 등을 도입하며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AI를 중심으로 한 카카오의 신규 사업모델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톡비즈·모빌리티·페이의 영업이익 성장은 가시화됐지만, AI를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증명이 필요하다"며 "8월 에이전트 공개 후 이용자 경험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가 AI 서비스를 전면 적용하지 않고, 제한된 이용자에게 먼저 공개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택한 것도 의구심의 한 축으로 꼽힌다.
앞서 정신아 대표는 지난 5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 AI 서비스의 시장 확대 속도는 전략적으로 조정하며 단계별로 공개하고 있다"며 "시장 기대 대비 가입자 확대 속도가 다소 느리다는 시각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단기적 트래픽 확보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이용자 잔류와 경험의 완결성을 위한 의도된 전략"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핵심 서비스로 꼽았던 카나나 검색은 지난 4월 시범 출시했지만, 아직도 소수의 이용자를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나나 검색은 현재 이용자를 대상으로 순차 적용 중에 있다"며 "사용성을 확인하면서 지속적인 서비스 고도화와 업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낮춰잡으며 "카카오는 무난한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전사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모든 시장의 관심이 AI 산업에 쏠려있는 만큼, 카카오 또한 당초 예고한 대로 에이전틱 AI를 통한 수익화의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이어 "온디바이스 AI 모델인 카나나의 성능 향상과 다양한 외부 서비스와의 연동, 최종적으로는 이용자의 행동 변화를 통한 수익 창출까지 도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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