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NH농협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핵심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의 순이익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분기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농협은행은 이자이익 증가와 지난해 말 대비 순이자마진(NIM) 개선에도 순이익 증가율이 0%대에 머물렀다. 2분기에도 증권 부문이 그룹 실적 외형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큰 가운데,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담당하는 은행이 성장세에 동참할 수 있을지가 상반기 실적의 질을 가를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올해 1분기 86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21.7% 증가한 실적을 나타냈다. 반면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5577억원으로 같은 기간 33억원,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룹 실적 성장은 NH투자증권이 주도했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47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5% 급증했다.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 확대, 운용손익 개선 등이 실적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의 순이익 정체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의 2025년 연간 순이익은 1조8140억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분기를 제외한 2~4분기 순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증가율이 0.6%에 머물렀다.
핵심 수익지표 자체는 개선됐다. 올해 1분기 농협은행의 이자이익은 1조9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고, 수수료이익도 2229억원으로 16.2% 늘었다. 카드 부문을 포함한 NIM은 지난해 말 1.67%에서 올해 1분기 1.75%로 상승했고, 카드 부문을 제외한 은행 NIM도 1.54%에서 1.61%로 개선됐다.
그러나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증가가 최종 순이익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는 못했다. 시장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손익이 악화하면서 기타영업손익 적자 폭은 전년 동기 577억원에서 1904억원으로 확대됐다. 유가증권·외환파생 관련 이익도 1828억원에서 881억원으로 947억원 감소했다.
비용 부담도 커졌다. 농협은행의 1분기 일반관리비는 1조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 증가했다. 총영업이익 증가율이 1.3%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비용 증가 속도가 수익 증가 속도를 크게 웃돈 셈이다. 이자이익 확대에도 운용손익 악화와 관리비 증가가 순이익 성장을 제약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분기 5544억원, 2분기 613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상반기 누적 순이익 1조16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이 5577억원인 만큼 상반기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넘으려면 2분기에 6104억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내야 한다. 억원 단위로는 최소 6105억원으로, 1분기보다 약 9.5%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순이익 6137억원과도 비슷한 규모다.
농협금융 전체 실적은 2분기에도 자본시장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금융상품 판매 확대가 이어지면서 NH투자증권이 그룹 실적을 다시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증권사 실적은 거래대금과 시장금리, 주식·채권 운용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크다. 증권 부문의 이익 증가만으로는 그룹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강화됐다고 평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농협금융 내 최대 이익 계열사인 농협은행이 순이익 성장에 동참해야 그룹 호실적이 특정 계열사나 우호적인 시장환경에 의존한 결과가 아닌 본원적 이익 체력 개선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며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비용과 대손비용을 통제하는 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분기 실적에서는 NIM 유지 여부와 유가증권·외환파생 손익 회복, 일반관리비 증가세 둔화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상승이 추가 충당금 적립으로 이어질지도 순이익 반등 폭을 좌우할 수 있다.
기업대출 확대가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됐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량 대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면 건전성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마진이 낮아 이자이익 증가가 순이익 개선으로 온전히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1분기 증권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높은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은행 순이익은 사실상 정체됐다"며 "2분기에는 농협은행이 NIM 개선 흐름을 유지하면서 운용손익과 비용 부담을 얼마나 낮추느냐가 그룹 실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생산적금융을 바탕하는 성장으로 이자이익 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투자금융(IB), 자산관리(WM), 외환·디지털 등 비이자사업 경쟁력을 높여 수익원을 다변화할 계획"이라며 "또한 디지털 혁신을 지속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와 자산건전성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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