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성은 기자] 국세청이 대웅제약을 상대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대웅제약이 지난 2024년 중부지방국세청으로부터 특별 세무조사를 받아 4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받은 지 약 2년 만이다.
이번 조사는 대웅제약의 관할 세무서가 아닌 특별 세무조사를 맡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주체로 나서 제약업계 안팎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청 조사4국 요원들은 지난 2일 오전 경기 화성시에 소재한 대웅제약 본사에 사전 예고 없이 투입되어 회계장부와 세무 관련 자료 등을 예치하며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했다.
대웅제약의 공식 본사는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있어 관할 국세청은 중부지방국세청이다. 실제로 2024년 대웅제약에 400억원대 추징금을 부과했던 세무조사 역시 중부청 조사3국이 진행한 바 있다.
그럼에도 관할을 제치고 서울청 조사4국이 직접 교차 조사를 전개한 것을 두고 세무업계에서는 상당한 탈루 혐의나 기획조사 단서가 포착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사4국은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5년 주기)가 아닌, 기업의 비자금 조성, 부당 내부거래, 탈세 등을 전담하는 부서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조사가 대웅제약의 '우회 리베이트 의혹'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세무학 박사는 "국세청이 제약사를 조사한다면 리베이트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판관비 주요 내역 중 리베이트와 연관성이 큰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 여비교통비, 판매촉진비 등을 살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웅제약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병·의원을 상대로 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도하며 대가성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 의혹은 2024년 4월 내부 보고서가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고, 한 차례 불입건 종결됐으나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로 이관되며 재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지난해 하반기 대웅제약 본사와 자회사, 관련 협력업체 등 7곳 이상을 대상으로 고강도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과거 국세청은 제약사를 상대로 한 세무조사에서 제약사가 거래처인 병·의원에 접대성 경비를 지출하고 판매촉진비·복리후생비 등으로 분산해 회계처리 해온 점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이번 대웅제약 세무조사에서 장부상 지급수수료, 광고선전비, 판매촉진비 등이 실제 정상적인 영업 비용인지, 혹은 병·의원 처방 대가나 영업대행사(CSO) 영업수수료 등을 거친 우회성 리베이트 자금인지를 검증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대웅제약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판매·관리비(판관비)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웅제약의 판관비(경상연구개발비 제외)는 2023년 3940억원, 2024년 4149억원, 2025년 4454억원으로 늘어났으며, 매출대비 29% 안팎을 유지했다. 다른 상위권 제약사들의 지난해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을 살펴보면 유한양행 18.56%, 한미약품 27.84%, 종근당 17.24%, GC녹십자 24.35% 수준으로, 대웅제약이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판관비 중 '지급수수료' 항목을 살펴보면 2023년 1432억원, 2024년 1568억원에서 2025년 1665억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급수수료'는 협력사나 홍보대행사 등 업체에 지급한 수수료로, 영업대행사(CSO)를 통한 리베이트 의혹을 받는 항목이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지급수수료는 판관비에서 37.38%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미약품의 지급수수료는 857억원(19.89%), 종근당 417억원(14.30%), GC녹십자 737억원(15.20%)이었다.
지난 2024년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대웅제약의 판관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리베이트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지급수수료 항목이 2018년 661억원에서 2022년 1318억원으로 99.4% 증가한 점을 들어 "불법 리베이트 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 관계자는 "CSO와 거래하고 있지 않다"며 "판관비나 지급수수료는 회사의 사업계획과 사업구조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회사와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세무조사에 관해 회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면서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