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IPO 주주동의 필수…MoM 대신 '3%룰' 적용


6일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 백브리핑
"비대칭 중복상장 엄격히 금지"

앞으로 모회사 일반 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 상장은 엄격히 금지된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금융위원회가 물적분할 자회사 기업공개(IPO)에 적용할 모회사 주주동의 기준으로 소수주주 다수결(MoM)이 아닌 3%룰을 택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첨단산업에도 별도 예외를 두지 않고 일반주주 보호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세부기준' 백브리핑에서 "모회사 일반 주주 권익을 고려하지 않는 비대칭적 중복 상장은 엄격히 금지된다"고 밝혔다.

고 과장은 "그동안 중복 상장은 일반 주주 권익 침해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비해 관행적으로 추진되어 왔다"며 "모회사 이사회에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를 부과하고, 중복상장에 대한 맞춤형 심사 기준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 물적분할 IPO 문턱 높인다…주주동의 없으면 심사 제동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 일반주주의 의사를 직접 반영하는 데 있다. 물적분할 자회사가 상장을 추진할 경우 모회사 주주동의가 필수로 요구된다. 주주동의를 받지 못하면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주주동의 기준으로는 3%룰이 적용된다.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과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며, 3%를 초과하는 의결권은 계산에서 제외된다.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 보유분까지 합산해 3% 초과 여부를 따진다.

고 과장은 MoM 대신 3%룰을 택한 배경에 대해 "특정 주주에게 비토권을 주는 형식을 권고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룰은 최대주주 여부와 관계없이 지분율이 3%를 초과하면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방식"이라며 "지배주주를 일반주주화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3%룰을 최종적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모회사 이사회도 상장 추진 과정에서 주주 보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이에 따른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주주와 소통하거나 동의 여부를 확인한 뒤 자회사 상장에 대한 찬반을 결의하고, 관련 내용을 공시해야 한다.

고 과장은 "중복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어떤지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서 비례적으로 주주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주와 소통하면서 동의 여부를 확인하고, 최종적으로 이사회가 찬반을 결의하고 이 모든 과정을 공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첨단산업 예외 없다…해외상장·스팩 합병도 같은 잣대

첨단산업에 대한 일괄 예외는 두지 않기로 했다. 반도체와 바이오 등 대규모 연구개발이 필요한 산업은 예외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 과장은 "큰 틀에서는 첨단 산업이든 아니든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다만 개별 심사 과정에서 산업 특성과 자금조달 필요성은 고려될 수 있다. 고 과장은 "산업 유형이 어떻든 모회사 주주에게 디스카운트 요인이 발생할 것 같으면 모회사 이사회는 주주 충실 의무에 따라 주주 보호를 해야 한다는 철학이 있다"면서도 "한국거래소의 개별 심사에서 첨단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자금 조달 필요성, 향후 기업 가치 증가에 따른 주주 이익 가능성 등은 고려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중복상장된 기업에 대한 추가 조치와는 선을 그었다. 고 과장은 기존 중복상장 기업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번 논의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외상장을 통한 우회 가능성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고 과장은 "모회사 이사회 의무는 자회사를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키는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내 법인이 해외에서 증권을 발행하더라도 1년 이내 환류 가능성이 있으면 증권신고서 제출 대상이 될 수 있고, 이 경우 금융감독원이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게 된다.

고 과장은 해외상장이 규제 회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막는다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며 "본인들이 책무를 다한다면 적법하게 절차를 통해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상장이 쉬운 게 아니다. 미국 상장의 경우 우리와 다른 회계기준을 지키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들고, 공시 기준도 까다롭다"고 덧붙였다.

우회상장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도 규율 대상이다. 고 과장은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의 합병 등을 통해 비상장법인이 상장되는 효과가 있는 경우에는 우회상장 등으로 보고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복상장 적용 대상을 판단할 때는 단순 지분율이 아니라 실질적 지배력을 본다. 고 과장은 "계열사의 기준이 단순히 지분율이 아니다"라며 "실제 영향력을 보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대표이사 선임이나 임원 선임 등도 판단 요소에 포함된다.

백브리핑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한화에너지, CJ올리브영, HD현대로보틱스 등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고 과장은 "상장 신청 이후에 개별 건별로 따져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최종 시행 시점은 의견수렴 이후 확정된다. 고 과장은 "오는 14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통해 시행된다"며 "당초 7월 중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의견이 들어오면 검토를 진행한 뒤 최종 일정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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