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지난해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경영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이재용 회장의 삼성그룹은 매출과 당기순이익(순익), 고용 등 외형 지표에서 정상을 지켰다. 반면 최태원 회장의 SK그룹은 전체 1인당 영업이익과 1인당 순익 등 수익성 지표를 석권하며 2년 연속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특히 삼성과 SK를 13개 주요 경영지표로 비교한 결과, 최 회장이 이 회장보다 9개 지표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그룹 전체 매출과 순익, 고용 규모에서 모두 1위를 유지했다. 삼성의 국내 계열사가 올린 매출은 432조233억원으로 조사 대상 102개 그룹 전체 매출(2404조원)의 약 18%를 차지했다. 그룹 전체 순익도 49조2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내 고용 인원 역시 28만3830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해 102개 그룹 전체 순익의 27.5%, 전체 고용의 14.8%를 차지했다.
수익성 경쟁에서는 SK그룹이 단연 돋보였다. SK는 지난해 그룹 전체 영업이익 50조1912억원을 기록하며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삼성의 영업이익(36조6181억원)보다 약 27% 높은 규모다. 재작년 두 그룹의 영업이익 격차가 0.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SK의 수익성 도약은 SK하이닉스가 이끌었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재작년 21조3314억원에서 지난해 44조74억원으로 1년 새 106.3% 급증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을 타고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그룹 전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생산성 지표에서도 SK가 가장 앞섰다. 지난해 그룹 전체 고용 인원(10만4602명) 기준 1인당 영업이익은 4억7980만원으로 조사 대상 그룹 가운데 가장 높았다. 1인당 순익도 4억293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1년간 그룹 매출 증가율은 삼성이 8.1%를 기록한 반면 SK는 16.8%로 두 배 이상 높았다. 영업이익 증가율도 삼성이 35.4% 늘어나는 동안 SK는 84.9% 뛰어 격차를 벌렸다. 순익 증가율은 차이가 더욱 컸다. 삼성은 17.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SK는 144.6% 급증하며 압도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수익성에서도 SK의 우위는 선명했다. 지난해 그룹 영업이익률은 SK가 20.9%로 삼성(8.5%)의 두 배를 웃돌았고, 순익률 역시 SK가 18.7%로 삼성(11.3%)을 크게 앞섰다.
지난해 1인당 매출은 삼성이 15억2210만원인 반면 SK는 22억9680만원을 기록했다. 1인당 영업이익은 SK가 4억7980만원으로 삼성(1억2900만원)의 3배를 웃돌았고, 1인당 순익 역시 SK가 4억2930만원으로 삼성(1억7270만원)을 앞질렀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지난해 삼성과 SK 두 그룹의 매출은 100곳이 넘는 대기업 집단 전체 매출액의 38% 수준이고, 영업이익과 순익 비중은 각각 46.7%, 52.7%에 달했다"며 "두 그룹의 실적이 국내 주요 경제지표에 미치는 영향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반도체 호황으로 SK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삼성도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 올라탄 만큼 올해 두 그룹이 전체 대기업 집단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올해 삼성이 그룹 영업이익 왕좌 타이틀을 다시 탈환할 수 있을지 아니면 SK가 3연속 1위를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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