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천하' 하이닉스, 코스피에 독 됐나…5월 리포트 '성지순례' 화제


하이닉스 왕좌 오르자 코스피 폭락
"해프닝 아냐"… AI·HBM 훈풍·美 증시 상장 추진에 시총 1위 재도전 가능성도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20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가 24일 다시 1위 자리를 내줬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사상 처음으로 국내 시가총액(시총) 1위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2일 천하'가 국내 증시에 독이 됐다는 견해가 나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실제로 시총 역전극이 발생한 직후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 가까이 주저앉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한 달 전 이런 대폭락 가능성을 예견한 증권가 리포트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0.98% 오른 258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3일 하루 만에 12.47% 급락한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20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오른 지 이틀 만에 왕좌를 다시 내주면서 기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이 기형적인 변동성 장세를 두고 지난달 18일 하나증권이 발간한 투자 리포트를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다. 당시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기업 이익 증가에 기반한 현재 강세장의 종료 시그널은 SK하이닉스 시총이 삼성전자를 넘어서는 시점"이라며, 코스피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기준으로 두 종목의 시총 역전을 제시했다.

리포트가 발간된 5월 중순은 코스피가 인공지능(AI)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호황이 이끄는 상승 랠리를 이어가던 때다. 대부분 투자자가 상승장에 취해 하나증권의 경고성 리포트를 단순한 비관론으로 치부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후 한 달 뒤인 6월 22일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실제로 시총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하루 뒤 코스피는 9.99% 폭락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급랭했다. 역사적 고점인 290만원대까지 급등한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오히려 시장 과열의 정점 시그널로 인식되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코스피 종목들에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을 던진 결과다. 이에 일부 투자자들은 하나증권 리포트를 찾아 '성지순례'를 하기도 했다.

다음 날인 24일, SK하이닉스는 강보합에 그쳤고, 삼성전자가 9%대 급등하면서 시총 순위는 이틀 만에 제자리로 돌아갔다. 다만 시총 역전이라는 상징적인 사건이 결과적으로 국내 증시 전체의 변동성을 키운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 계기가 됐다. 세대교체 흐름이 아니라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균형이 깨졌음을 알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시총 1위 도전이 일시적인 해프닝이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을 지속적으로 키우는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이나 가전 등 반도체 외 포트폴리오도 보유하고 있어 관련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기 때문이다.

뉴욕 증시 상장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 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45조4500억원 규모로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발행해 내달 1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팅 팹, 기계장치 등 건설·시설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연내 ADR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ADR의 상장과 함께 미 증시 내에서 유사 기업들과 비교 평가를 받을 기회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압도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동종 업체들 대비 가지는 기술력의 우위 등을 감안했을 때 ADR은 동사가 다시 한번 재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전망했다.

한편 25일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장 초반인 오전 11시 기준 각각 5% 10%대 급등하면서 9000선 복귀를 노리는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8% 오른 8927.01에 거래 중이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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