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서울 노원구 노후 아파트들의 재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사업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으며 속도를 내지 못했던 주요 단지들이 최근 잇따라 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일대 주거지 재편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주요 노후 단지들은 최근 재건축 추진 절차를 잇따라 진행하고 있다. 노원구는 1980~1990년대 대규모 택지개발을 통해 조성된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이다. 이 일대 단지 상당수가 준공 30년을 넘기면서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가장 앞선 사업지 중 하나는 상계주공5단지다. 이 단지는 이미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태로, 재건축을 통해 기존 840가구에서 최고 35층, 996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그동안 사업성 부족과 공사비 갈등 등으로 사업이 지연됐지만, 시공사 재선정 이후 다시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른 상계주공 단지들도 재건축 채비에 들어갔다. 상계주공6단지는 올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으며, 기존 2646가구 규모 단지를 최고 49층, 3676가구 규모로 재편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상계주공7단지는 지난 12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 추진이 가능해졌다. 상계보람아파트는 지난달 정비계획 심의를 통과해 최고 45층, 4483가구 규모 대단지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중계동에서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중계그린아파트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구성을 승인받으며 조합 설립을 위한 초기 관문을 넘었다. 현재 3481세대인 이 단지는 최고 49층, 4432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계획 중이다.
은행사거리 핵심 단지 중 하나인 중계주공5단지도 주민 염원 속 빠르게 사업을 준비 중이다. 2328세대 대단지인 이곳은 6일 만에 신속통합기획 자문 신청 동의율30%를 넘겼고, 현재는 40%를 웃도는 수준이다. 정비계획 입안 제안 동의율도 접수 두 달여 만에 54%를 돌파했다. 다음 달 중에는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도시계획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다.
하계동에서는 지난 4일 하계장미아파트가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하계한신동성아파트는 정비계획안 공람 절차를 밟고 있다. 공릉동 태릉우성아파트도 지난달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 결정이 고시됐다. 노원구 내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 중 첫 정비구역 지정 사례다.
노원 재건축에 속도가 붙은 배경에는 노후 주거지 정비 필요성과 제도적 지원이 맞물려 있다. 그동안 노원구는 노후 단지가 많지만 사업성이 높지 않다고 평가 받아 추진 속도가 더뎠다. 그러나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성 보정계수, 역세권 용적률 특례 등이 적용되면서 사업 추진 여건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해 서울시가 상계·중계 일대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이 고시된 점도 재건축 추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시는 이 일대를 기존 베드타운에서 일자리·문화·주거가 결합한 도심형 복합 생활권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실제 착공과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단지별로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 관리처분인가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고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부담도 변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노원구는 노후 아파트가 밀집해 재건축 수요가 꾸준했던 지역"이라며 "최근 제도적 지원이 더해지며 사업 추진이 빨라지는 분위기지만, 사업성 확보와 주민 동의율 관리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