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전 물밑 협상 이어가는 카카오 노사, 타결 전망은 '안갯속'


카카오, 노사 교섭 재개에도 성과급·고용안정 이견
계열사별 요구사항 엇갈려 노조 내부 잡음도

카카오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유스페이스광장에서 열린 카카오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성남=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 그룹 통합 노조 '크루유니언'이 오는 29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사가 막바지 교섭에 나서고 있다. 한동안 끊겼던 노사의 대화 재개에 파업 전 극적 타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교섭 안건에 대한 노사의 시각 차이 극복과 노조 내부의 갈등 봉합이 과제로 남아 있어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 17일부터 교섭을 재개했다. 카카오 노사가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은 것은 지난 10일 노조의 약 4시간의 부분파업 집회 이후 처음이다.

앞서 카카오 본사 노사는 성과급 규모와 재원의 구성, 고용 안정성 등에 있어 내부적으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았다. 이후 2차 지노위 조정 절차까지 진행했지만,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10일 4시간의 부분 파업에 이어 오는 29일에는 전일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노위 조정 결렬 이후 지난 10일 부분파업 이전에 한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그때도 의견 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카카오 노사의 대화가 사실상 전면 파업을 막을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오는 29일 '로그 오프 데이'라는 이름의 연차 파업을 예고했다. 로그 오프 데이란 회사의 업무 시스템에서 동시에 로그아웃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카카오 노조는 앞서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투쟁의 강도를 점차 높여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카카오 노조는 사측과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오는 29일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양측의 극적 교섭 타결은 쉽게 전망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카카오 노사는 현재 중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은 문제적 경영진의 행보와 고용안정 등을 주요 아젠다로 꼽은 반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 보상 체계에 대한 부담감을 강조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앞서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의 13~15% 수준에 해당하는 비용의 성과급을 산정하되, 1인당 500만원 상당의 제한조건부주식(RSU)은 성과급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일부 경영진에게 성과 보상이 집중되는 구조와 노동 환경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본사 노사는 지난주부터 물밑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오는 29일 전일 파업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성남=송호영 기자

이러한 가운데, 통합 노조 체계에 대한 내부의 불만도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 노조는 통합 노조인 '크루 유니언' 산하에 각 법인의 노조가 참여하는 구성이다. 이번 파업에 참여하는 법인 역시 본사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회사다.

이 중, 카카오 본사와 카카오페이는 주요 쟁점으로 임금 인상과 투명한 성과 재분배 등을 꼽고 있다. 인력 감축 등 경영 효율화 절차를 밟고 있는 나머지 계열사는 고용 안정을 주요 요구안으로 삼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 등에는 카카오 노조가 법인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동 교섭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는 글이 여러 건 올라오기도 했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노조가 예고한 대로 전일 파업에 나선다고 해도, 실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주요 서비스의 장애는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그러나 중장기적 인공지능(AI) 전략 수립 및 수행과 IT 플랫폼 업계의 핵심 자산인 사회적 신뢰에 대한 손상은 불가피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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