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박스권 탈출한 코스피, '9000피' 목전 변수는?


美 연준 매파 스탠스·고환율 외인 수급·반도체 쏠림 해소 등 열쇠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8864.24에 장을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송호영 기자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중동 전쟁 여파로 오랜 기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가 대외적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어느덧 '9000피'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 하방 압력을 지지하던 리스크가 하나둘 걷히면서 9000선 돌파도 기정 사실화되는 가운데, 시장은 사상 최고치 가도에 안착하기 위해 넘어야 할 남은 변수들을 주목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41% 오른 8900.81에 거래 중이다. 외인과 기관이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개장 직후 대비 상승 폭이 다소 누그러졌으나, 장중 역대 최고치인 8976.55를 기록하면서 이르면 이날 9000선 진입도 가시권인 시점이다.

시장에서는 코스피가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최근 흐름을 주목하고 있다. 중동 전쟁 기간에도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주들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피크아웃 우려도 잠재우는 분위기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타결로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자본시장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것도 최근 코스피 강세 배경으로 풀이된다. 앞서 코스피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돼 하루에만 8%대 급락하는 등 7000~8000선 박스권에 갇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가 이뤄지면서 공급망 불안이 해소됐고, 국내 증시도 재반등의 물꼬를 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레 시선은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한 이후 안정적인 안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종전이 재료 소멸로 인식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수급을 따라가지 못할지 여부 등을 주시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매파적 금리 경로와 고환율 지속에 따른 외인 수급 변동성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금리를 동결했으나 연내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 시그널을 보내면서 시장의 단기 차익실현 압력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이 1520원대 안팎에서 고착한다면 최근 상승장을 이끈 외인의 환차손 심리가 커져 수급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부적인 변수도 존재한다. 올해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대형주 몇 곳이 지수를 독식하며 끌어올린 측면을 경계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서다. 실제로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반도체 밸류체인이나 이로 인해 지분가치가 올라간 지주사 등을 제외하면 하락 종목 수가 더 많고, 코스닥은 코스피 상승세에 비해 체감 지수와 괴리가 상당해 9000선에 안착하려면 반도체 외 타 업종으로 온기 확산이 필수적이라는 해석이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에 대한 최종 이행력과 국제유가 추이 역시 상시 변수로 꼽힌다. 종전 합의 소식이 지수 급반등의 촉매제가 됐으나, 호르무즈 해협 관련 세부 조항 조율과 합의 지속성에 대한 시장 의구심은 여전하기 때무이다. 향후 국제 유가가 재반등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박이 다시 커지며 증시 상단을 제한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매파적인 6월 FOMC 여파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시장의 쇼크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FOMC였고 미국 선물시장도 반등하고 있어 반도체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4분기부터 유가, 물가 레벨에 따른 통화정책 입장 변화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9월 미FOMC에서 내년 금리 인상을 공식화할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며 "유가 상승 재개와 함께 유동성 위축, 금리 인상 사이클 진입은 실적·매크로(거시경제) 장세에서 역금융 장세로 전환 여부는 물론 경기·실적 정적 통과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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