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그룹 회생 불똥 맞은 한양증권…김병철 리스크 관리 시험대


840억 익스포저 부담 부각…주가 이틀 새 20% 급락
나신평 "자기자본 대비 부담 존재"…신용도 영향 촉각

김병철(오른쪽 위) 한양증권 대표가 추진하는 직접 운용 중심 사업 확대 전략이 중앙그룹 계열사 회생절차 여파로 첫 시험대에 올랐다. 중앙일보·JTBC 관련 840억원 규모 익스포저를 둘러싼 시장 우려가 커지면서 한양증권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양증권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중앙그룹 계열사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 여파가 금융권으로 번지면서 한양증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한양증권은 중앙일보·JTBC 관련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840억원에 달해 시장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최근 직접 운용 중심 사업 확대를 선언한 김병철 대표 체제의 리스크 관리 역량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오전 9시40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3.48%(700원) 오른 2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6일 11.06% 하락한 데 이어 전날에도 9.91% 급락하며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지만 이날은 일부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반등하는 모습이다.

주가 급락의 배경에는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 우려가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전날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의 회생절차 신청과 관련해 금융회사별 익스포저를 분석한 결과, 한양증권의 노출 규모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나신평에 따르면 한양증권의 중앙그룹 관련 익스포저는 JTBC 540억원, 중앙일보 300억원 등 총 840억원이다. 신승환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 6478억원을 감안하면 중앙일보 계열 익스포저의 양적 부담이 존재한다"며 "JTBC 채권의 건전성 저하와 충당금 적립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신평은 관련 익스포저에 담보가 설정돼 있어 신용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일부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양증권도 적극 진화에 나섰다. 회사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중앙일보·JTBC 관련 840억원 규모 익스포저의 자산 회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재무 건전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양증권은 "해당 익스포저는 주요 자산에 대한 담보권을 기반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매출채권 담보 신탁 구조를 통해 관리되는 자산은 중앙일보 및 JTBC와 절연된 구조로 운영돼 회생절차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안정적인 자금 회수가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6월 말까지 약 160억원, 9월 말까지 약 446억원을 회수하고 연말까지 전체 익스포저의 약 87%인 731억원을 회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잔여 금액 역시 내년 2월 내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사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채권 회수 문제를 넘어 최근 한양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 전략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한양증권은 지난 2월 기관전용 사모펀드(PEF) 업무집행사원(GP)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PE 사업에 진출했다.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아 직접 투자·운용하는 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지난해 취임한 김병철 대표의 색채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첫 전략적 행보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KCGI자산운용 대표 출신으로 장기 투자와 책임 투자 철학을 강조해 왔다. 한양증권 역시 브로커리지와 기업금융(IB)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직접 투자와 운용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PE 사업 확대가 성공할 경우 안정적인 관리보수 수익과 투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지만, 반대로 투자 판단과 리스크 관리 실패 시 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PE 사업은 기업 발굴부터 투자, 회수(엑시트)까지 장기간 자금을 운용해야 하는 만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성과를 좌우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중앙그룹 익스포저 논란은 김병철 체제 출범 이후 처음 맞이한 대형 리스크 이벤트"라며 "채권 회수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시장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겠지만, 반대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향후 PE 사업 확대 과정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GP 등록을 통해 투자·운용 중심 증권사로 변신을 선언한 만큼 시장은 단순한 손실 여부보다 한양증권의 리스크 통제 능력을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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