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준영 기자] 보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세포독성항암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탁소텔(성분명 도세탁셀) 판권 확보로 인한 디탁셀(제네릭) 매각 조치를 받으면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보령은 점유율 2위 디탁셀 제조 허가를 반납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게 할 계획이었다. 이 경우 탁소텔 가격 인상과 점유율 확대가 유리하지만 공정위 조치로 어려워졌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오리지널 의약품 탁소텔을 인수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탁소텔 국내 제조품목 허가를 받으면 디탁셀 제조품목허가를 반납하려 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 제동이 걸렸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제품 탁소텔(점유율 64.7%)을 견제하는 점유율 2위 디탁셀(13.8%)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경쟁이 제한된다며 보령에 디탁셀 제조품목허가 반납이 아닌 다른 기업에 매각하도록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보령은 최대 1년 안에 디탁셀을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10월 보령은 사노피로부터 탁소텔 국내·외 판권, 품목 허가권, 상표권 등 영업 일체 권리를 가져오는 계약을 체결하고 정부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당초 보령 계획인 디탁셀 품목허가 반납은 수익성과 연결된다. 1위 제품을 견제하던 2위 제품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경쟁이 제한된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는 보령 계획대로 디탁셀이 시장에서 사라지면 보령은 탁소텔 인수 후 4.6~9.3% 가격을 인상시킬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33억원~77억원 가량 부담 가중으로 이어진다.
또한 정부는 디탁셀이 없어질 경우 보령 탁소텔의 시장 점유율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보령이 디탁셀을 다른 기업에 매각하지 않고 시장에서 없애면 보령 탁소텔 점유율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경쟁 제한 요인이 된다"며 "이는 도세탁셀 성분 항암제가 필요한 소비자와 병원의 선택권 제한, 가격 인상 피해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탁소텔에 대한 소비자 선호와 절차적 제약으로 보령이 가격을 높여도 소비자들이 다른 제네릭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탁소텔은 유방암·비소세포폐암·전립선암·위암·두경부암 등 7개 암종에 수술 전후 보조요법과 전이성·진행성 암종의 1차 치료로 활용된다.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와 병용요법에서 핵심 약제로 쓰이고 있다. 도세탁셀 성분은 세계보건기구(WHO) 필수의약품 목록에 등재돼 있다.
보령은 디탁셀이 시장에서 사라지지 않고 다른 제약사가 인수하는 상황이 되면서 시장 경쟁도가 높아져 탁소텔 점유율 확대와 가격 인상에 차질을 빚게 됐다.
공정위는 보령이 디탁셀 매수 기업을 찾아 보고하면 적절한지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공정위는 디탁셀 인수자가 사업을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보령이 관련 품목허가권, 영업자료(구매자 정보), 기술자료 등 모든 유무형 자산을 매각하도록 명령했다. 또한 현재 도세탁셀 항암제를 판매하지 않는 제약사에 매각해 시장 내 실질적 경쟁자 수를 유지하도록 했다. 동아에스티(모노탁셀), 종근당(베로탁셀), 삼양바이오팜(나녹셀엠), 명문제약(어코드도세탁셀), 일동제약(탁소젠), 제일파마홀딩스(탁셀로) 등 기존 도세탁셀 판매 업체들은 인수할 수 없다.
보령은 공정위 조치로 인한 매출 타격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보령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디탁셀 매출은 50억원 가량"이라며 "보령이 인수한 탁소텔 글로벌 매출이 12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령은 지난해 사노피와 체결한 탁소텔 글로벌 비즈니스 인수 계약을 지난 2일 종결하고 글로벌 판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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