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네이버는 월드클래스 AI 클라우드 기업…10배 더 성장 가능"


젠슨 황, 1784 사옥 방문…이해진 의장과 웹툰 채우기·라이브 행사 등장
네모트론·AI클라우드·로보틱스 등 3대 협업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직원들과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최문정 기자] "네이버와 협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네이버가 세계적인 수준의 AI 개발 기업이기 때문이다."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네이버를 꼽았다. 그는 네이버가 전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클라우드 운용 노하우와 자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구축 경험을 두루 갖춘 기업으로 평가했다.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향후 AI 연산에 특화된 차세대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 조성과 피지컬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황 CEO는 8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했다. 세계적인 경영자인 황 CEO를 보려는 네이버 직원들과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현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네이버 직원들은 사옥 1층에 마련된 무대가 잘 보이는 장소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학교를 마치고 찾아온 초등학생과 중학생도 여럿 눈에 띄었다. 한 학생은 '젠슨 황 사랑해요(Jensen Huang, I love you)'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직원들과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배정한 기자

◆ 황 CEO "네이버, 세계적인 클라우드 기업…엔비디아와 협력 시 10배 성장 예상"

황 CEO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 제조업, 중공업, 전자, 그리고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갖춘 특별한 나라"라며 "특히 한국의 전문적인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분야의 많은 부분이 네이버에서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네이버는 한국이라는 상대적으로 작은 국가에 있는 회사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비해 직원수도 적지만, 세계적인 클라우드 기업 중 하나"라며 "네이버의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AI 기술은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앞으로 △프론티어 AI 연구 △AI 클라우드 공동 구축 △로봇 기술 등의 3가지 영역에서 협력을 이어갈 예정이다.

프론티어 AI 연구의 경우, 엔비디아 주도로 결성된 AI 프론티어 모델 개발 협의체 '네모트론'을 중심으로 협력한다. 네모트론은 커서, 미스트랄AI, 퍼플렉시티 등 12개의 글로벌 AI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 중 네모트론에 합류한 건 네이버가 처음이다.

황 CEO는 "범용형 AI의 발전은 놀랍고, 모두가 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각 국가나 기업 등 특수한 목적의 사용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부족하다"며 "가령, 한국은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맞게 AI를 파인튜닝해 적용해야 하고, 제조나 로봇 공학 같은 분야에서도 목적에 맞게 정교히 조정하고 강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네이버의 AI 모델 개발 전문성과 엔비디아의 기술력을 결합해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며 "네이버는 이를 자사 클라우드와 로봇, 서비스 등에 최적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배정한 기자

네이버와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폭발하는 글로벌 AI 인프라 수요를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양사는 우선 네이버의 자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각 세종'을 거점으로 삼는다. 각 세종은 2027년 상반기 55메가와트(MW) 규모로 가동 범위를 늘리고, 같은 해 누적 100MW까지 이를 순차적으로 늘린다. 2028년에는 200MW로 확대한다. 양사는 궁극적으로 1기가와트(GW)급 AI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황 CEO는 "네이버는 GPU를 사용해 최초로 슈퍼팟을 구축한 기업 중 하나고, 아시아에서 가장 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회사"라며 "네이버는 앞으로 클라우드 시장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네이버는 지금보다 10배 더 큰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양사의 공동 목표"라고 밝혔다.

황 CEO는 AI 기술 발전의 다음 타자로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 분야를 지목했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이 의장과 환담을 진행하던 중 1784를 돌아다니는 로봇 '루키'가 가져다준 커피를 마신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네이버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모바일 시스템과 로봇 기술을 개발해온 기업 중 하나"라며 "오늘 이곳에서 로봇이 가져다준 아이스커피를 마셨다"고 밝혔다.

이어 "로봇이 돌아다니고, 사용자가 호출하면 커피를 배달해준다. 마치 미래의 회사에 와 있는 것 같다"며 감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해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성남=배정한 기자

◆ 웹툰 완성하고, '치지직' 라이브 쇼 등장…"나는 이제 K-젠슨"

이날 황 CEO는 플랫폼을 넘나들며 온오프라인 팬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황 CEO는 1784 도착 후 인사 행사에서 인기 네이버웹툰 '역대급 영지설계사'의 작가진이 직접 제작한 웹툰 말풍선 채우기 이벤트에 나섰다.

웹툰은 '일과 행복 모두를 잡고 싶다'는 솔직한 꿈을 가진 청년이 주인공을 등장해 멘토인 이 의장과 황 CEO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내용이다. 이 의장과 황 CEO는 각각 자신을 모티브로 만든 캐릭터의 말풍선을 완성했다.

황 CEO는 자기 몫의 말풍선에 "걱정하지마라, 나에게는 GPU가 있다"는 문장을 넣었다. 그러면서 "GPU가 많을 수록 더 많이 일할 수 있다는 뜻이다. GPU는 곧 행복을 의미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의장은 "행복은 삼겹살, 일은 깻잎, 쌈 싸서 한 번에 드세요"라는 문장을 넣었다. 그러면서 "지난 5일 삼겹살 회동의 잔상이 남아있다"며 "일과 행복을 분리하지 말고, 한꺼번에 찾을 수 있는 길이 있다고 믿어 이같은 문장을 썼다"고 밝혔다.

이어 약 15분간 진행한 치지직 라이브에는 5만6000명의 시청자가 몰렸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한국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팬심을 언급하거나, 현장 관객으로 참여한 네이버 직원들을 향해 여러 차례 '네이버'를 호명하며 호응했다.

지난 5일 서울시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가졌던 '삼소 회동'도 언급됐다.

황 CEO는 기자간담회에서 "그동안 나는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만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삼겹살도 무척 좋아하게 됐다"며 "특히 이 의장이 모두를 위해 저녁을 사주시는 등 매우 관대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 의장이 어디서 저녁을 먹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 아마 (그가) 사줄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마지막으로 황 CEO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나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한국을 본다"며 "전 세계를 다녀보면 이 같은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국가는 매우 드물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날 서울대 학생들이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다. 앞으로 한국에 올 땐 'K-젠슨'으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

jay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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