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6·3 지방선거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민간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한 공급 확대 기대감은 높아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다음 달 내놓을 세제 개편안이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 등 안정화 시도에도 풍부한 유동성과 전월세 불안이 맞물리며 서울 집값의 상승 압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 吳 연임에 공급 확대 기대감↑…속도가 관건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 이후 0.28%→0.31%→0.25%→0.25%로 매주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공급 부족과 매물 잠김이 계속되며 서울 집값이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 시장의 연임은 주택 공급 확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오 시장은 그동안 '닥치고 공급'을 강조하며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민간 중심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기조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주요 정비사업지의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경우 중장기적으로 서울 공급 부족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공급 확대가 곧바로 집값 안정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비사업은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사업 추진 부담도 커졌기 때문이다.
김진우 두꺼비세상 이사(부동산학 박사)는 "선거 이후 개발 기대감과는 별개로 실제 착공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라며 "주요 정비사업장의 평당 공사비가 1300만원대까지 치솟아 공사비 갈등이라는 비용 장벽을 해결하지 못하면 사업이 표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 세제 개편 예고한 李 정부…매물 늘릴까, 전월세 불안 키울까
지방선거 이후 시장이 주목하는 또 다른 변수는 7월 세제 개편안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거주용이 아닌 주택에 대한 부담을 늘려 시장에 나오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제 개편안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축소 등이 현실화될 경우 강남권과 한강벨트 일부 지역에서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비거주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 가운데 양도차익이 큰 자산을 보유한 50~60대가 차익 실현이나 현금 증여를 위해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세제 개편 강도에 따라 매물 출회량 증가와 일부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며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인기 지역에서는 양도차익 실현이나 현금 증여를 고려한 50~60대 중심의 매도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세제 개편의 매물 출회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고, 오히려 전월세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제 혜택 기준이 거주 요건 중심으로 강화될 경우 집주인들이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 물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혁 두꺼비세상 본부장(부동산학 박사)은 "세제 개편안으로 인해 1주택자들까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무리하게 실거주를 선택하게 되면 치명타가 불가피하다"며 "지방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나 공급 정책이 실제 입주 물량으로 전환되기까지는 최소 수년이 걸리는 반면, 7월 세제 개편안의 부작용과 전월세 시장 불안은 당장 눈앞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 '똘똘한 한 채'에 전월세난까지…집값 하방 제한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서울 집값의 전반적인 상승 압력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고 본다. 이미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깔려 있고 공급 부족과 전월세 가격 상승이 매매가격을 떠받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특히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상급지는 오 시장 연임에 따른 정비사업 기대감이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혜택이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 수혜가 가시화될 경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가 다시 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본부장은 "현재 시장은 풍부한 유동성과 절대적 공급 부족이라는 큰 흐름 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서울 상급지와 정비사업 수혜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서울과 경기·인천 간 자산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중저가 지역도 상승 압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세난과 월세화가 이어질 경우 주거비 부담을 견디지 못한 무주택 실수요자들이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가 가격 상승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공급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지 못하는 만큼 매매 전환 수요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남 연구원은 "이러한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이나 아파트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현재 중하위 지역 중심의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