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사모운용사 약진…삼성자산운용 순익 4위로 밀렸다


코스피 상승 랠리에 PI 비중 높은 강소 운용사, 삼성자산운용 제쳐
중소형 운용사 소수인력 구조로 비용부담도 ↓

유례없는 코스피 상승 랠리에 올해 1분기 자산운용업계 실적 지형이 흔들리면서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은 1분기 당기순이익 4위를 기록했다. /더팩트DB, 삼성자산운용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유례없는 코스피 상승 랠리 속에 올해 1분기 자산운용업계의 실적 지형도도 크게 흔들린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지수펀드(ETF)와 공모펀드 중심의 운용보수 사업을 영위하는 대형 운용사들이 주춤한 사이, 자기자본투자(PI) 비중이 높은 중소형 운용사들이 증시 급등의 수혜를 입으며 순이익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특히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을 사모 전문 운용사인 토러스자산운용이 순이익 기준으로 앞지르며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1일 금융투자협회와 각사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3383억원으로 업계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113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사모 운용사인 토러스자산운용이다. 토러스자산운용은 1분기에만 62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그룹 계열이자 업계 1위 사업자인 삼성자산운용(574억원)을 제쳤다. 사모 운용사는 자산운용 라이선스 가운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분야로 꼽힌다. 반면 모든 라이선스를 보유한 종합자산운용사들은 안정적인 성과를 냈음에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희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소형 사모 운용사인 디에스자산운용(428억원)과 라이프자산운용(382억원)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대형 금융지주 계열인 KB자산운용은 337억원, 신한자산운용은 189억원의 순이익에 그쳤다.

실적 희비를 가른 배경으로는 코스피 상승장 속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수익 구조 차이가 꼽힌다.

코스피는 올해 1월 초 4309.63에서 출발해 3월 말 5052.46까지 오르며 연초 대비 17.23% 상승했다.

삼성·KB·신한 등 대형 운용사들은 ETF와 공모펀드 중심의 운용자산(AUM)을 기반으로 운용보수를 받는 구조다. 증시가 급등하더라도 수수료율 자체는 고정돼 있어 단기간에 실적이 급증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중소형 사모 운용사들은 자사 고유자산을 사모펀드나 주식 등에 직접 투자하는 PI 비중이 높아 증시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

실제 토러스자산운용은 올해 1분기 주식 평가이익 132억원과 주식 처분이익 43억원을 기록했다. 디에스자산운용 역시 주식 평가이익 193억원, 집합투자증권 평가이익 91억원 등을 거두며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1일 금융투자협회 및 각사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1분기 당기순이익 57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표시돼 있다. /송호영 기자

비용 구조 역시 수익성을 가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대형 운용사들은 조직 유지 비용과 ETF 마케팅,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반면 소수 인력 중심의 사모·헤지펀드 운용사들은 비용 지출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러스자산운용은 영업수익 1025억원 가운데 영업비용을 214억원 수준으로 관리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영업수익 140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비용으로 660억원을 지출하며 순이익 규모에서 토러스자산운용에 뒤처졌다.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ETF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이지만 초저보수 전략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대해 온 만큼 고수익 구조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ETF 점유율은 약 40%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ETF(31%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7%대)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의 펀드운용보수와 투자일임자산 확대가 실적을 이끌고 있지만 수익 상당 부분이 보수가 낮은 국내 패시브 상품에 쏠려 있어 수익성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대형 운용사와 중소형 운용사의 수익 구조가 다른 만큼 장세에 따라 실적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운용사별 사업 구조 차이를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운용사마다 사업과 수익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다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는 없다"며 "증시 활황 국면에서 중소형 사모 운용사들이 수혜를 받은 측면도 있고 삼성자산운용은 부동산 펀드 사업도 하지 않는 특성상 시장이 급등하더라도 실적이 단기간에 급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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