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바뀌는 재계 CEO…올해도 '원포인트 인사' 바람 거세다


올해도 하반기 앞두고 CEO 교체·조직 개편 시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 탓에 기업 발걸음도 빨라져

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를 앞두고 원포인트 인사를 잇달아 시도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서초사옥.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올해도 하반기를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의 원포인트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수시로 리더십 교체 및 조직 개편을 시도하는 것이다. 연말 전에 이뤄지는 이러한 인사 기조가 이제 이례적인 풍경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수장을 교체한 뒤 사업 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VD 사업부를 이끌던 용석우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보좌역으로 이동하고, 신임 VD 사업부장 겸 서비스비즈니스 팀장에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을 선임한 것이 이번 원포인트 인사의 내용이다.

이러한 변화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 TV는 20년 연속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 기업의 거센 추격과 수요 부진 장기화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 사장은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서비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면서 수익성 개선에도 힘을 쏟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 사장은 풍부한 사업 성공 경험과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비즈니스 턴어라운드를 주도하고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연말이 아닌 5월에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수장을 교체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삼성은 이러한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4년 5월에도 반도체 수장을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꾸는 '깜짝 인사'를 단행하기도 했다. 극심한 부진 이후 업황 회복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던 중요한 시점에 CEO 교체 승부수를 띄웠다.

SK그룹도 최근 몇 년간 원포인트 인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 SK이노베이션의 각자 대표인 장용호 총괄사장과 추형욱 사장 모두 연말이 아닌 각각 올해 3월, 지난해 5월 선임된 CEO들이다.

이석희 사장(사진)이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SK온은 이용욱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서예원 기자

하반기 경영이 시작되자마자 또 한 번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SK온을 이끌던 이석희 대표이사 사장이 전날(28일) 사임 의사를 밝혔고, SK온은 이용욱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이 사장의 건강상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사임과 함께 에너지 전문가인 정승일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SK㈜의 신설 보직인 미래성장담당 사장에 선임하는 내용의 원포인트 인사가 다음 달 1일자로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 정 전 사장은 올해 1월 SK하이닉스 고문으로 영입된 바 있다.

이밖에 기아가 지난 11일 송호성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고 알렸다. 함께 일했던 최준영 사장은 현대차그룹 정책개발담당으로 이동했다. 롯데는 지난 3월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신임 대표이사를 김대일 부사장으로 교체하는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

최근 갑작스럽게 불거진 논란으로 CEO가 물러나는 사례도 나왔다.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진행한 프로모션에서 이벤트명을 '탱크데이'로 정하고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해 5·18과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이 일었고, 곧바로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가 해임됐다. 최대 위기에 직면한 스타벅스코리아를 살리기 위해 추후 어떠한 인물이 수장을 맡게 될지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논란과 별개로 신세계그룹은 지난달부터 경영전략실 개편 작업을 추진해 왔다. 더 빠르고 정확한 혁신을 실행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그룹은 경영전략실 개편과 관련한 실무적인 작업을 전개하는 동시에,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의 경영전략실장 겸직을 해제했다. 신임 전략실장은 아직 선임되지 않았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은 기업에 많은 고민거리를 던진다"며 "발 빠른 선제 대응과 효율성이 중시되고 있고, 분위기를 쇄신하는 차원에서 원포인트 인사와 조직 개편이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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