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업계 양강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하루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첫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기관투자자와 유동성공급자(LP)를 합한 전체 거래대금은 삼성자산운용이 앞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저보수를 앞세워 개미들의 낙점을 받았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27일) 상장된 16종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중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쓸어담은 종목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은 하루 만에 690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2위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로 6673억원의 개인 자금이 유입됐다. 상장 첫날 개인들의 매수세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군에 몰렸다.
이어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3155억원)와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2784억원)가 나란히 순매수 상위 종목 3, 4위에 올랐다.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2배 베팅하는 '곱버스'(인버스 2배) 상품도 폭풍 매수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SK하이닉스 선물단일종목인버스2X’(351억원)가 개인 순매수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은 이날 하루 상위 5개 종목을 약 2조원어치 사들였다.
개인 순매수 1위는 미래에셋 'TIGER'가 차지했지만, 기관과 유동성공급자(LP)의 호가 제출 물량을 합산한 전체 거래대금 측면에서는 순위가 역전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4조3922억원)가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2조709억원)를 앞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배경으로는 업계 최저 보수가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보수를 0.0901%로 설정했다. 기존 상장된 레버리지 ETF 평균(연 0.41%)보다 낮은 수준이다.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의 보수는 0.29%로 상대적으로 높다.
레버리지 ETF는 일간 수익률의 배수를 추종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조정)이 필요한 특성상 관리 비용이 높아 패시브 ETF 대비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경쟁 상품 대비 낮은 수수료가 매력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타사 대비 높은 보수를 두고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레버리지 ETF는 상장한 뒤에도 유통시장 흐름을 보면서 유동성 공급자(LP)와 소통하고 새로운 공급자를 찾아야 하는데 여러 복잡한 거래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이를 충당할 수 있는 보수 수준을 책정했다"며 "보수율(연 0.29%)이 다른 운용사들(0.0901∼0.25%)보다 높은 수준이나 숨겨진 비용을 제외하면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자금의 대거 유입도 두 운용사의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제시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상품 출시를 앞두고 초기 설정 단계부터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참여하며 풍부한 유동성 기반을 확보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초기 설정 규모 합계는 3290억원에 달한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 부사장은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도입 취지는 원·달러 환율 안정화였고, 이에 따라 경쟁 상대를 국내 운용사가 아니라 해외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운용하는 운용사들로 설정했다"며 "외국인 투자자의 유입을 통해 압도적 유동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투자에 적합한 레버리지 ETF 특성상 총보수보다 총 자산 규모가 더 중요해 양사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종목을 선택하는 기준에서 투자 패턴에 따라 총 보수보다 총 자산 규모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며 "이미 낮은 수준으로 책정된 수수료 차이에서 나오는 비용 괴리보다 촘촘한 호가 조성 여부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총 자산 규모는 거래대금 및 호가 수준과 비례한다. 매수·매도 호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을 경우 원하는 가격에 거래가 체결되지 않는 '슬리피지(체결가 괴리)'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특히 단기 매매가 잦을수록 이런 거래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매 패턴을 고려한 종목 선택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