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로 공사기간 연장 우려가 커지면서 현대건설의 손실 부담 범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건설이 보강공사 비용 약 30억원을 부담하기로 한 가운데, 향후 삼성역 개통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거액의 운영손실 보전금 분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22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 제출자료와 언론보도 등을 분석한 결과,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로 공사기간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 145억원 규모의 추가 운영손실 보전금 부담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금액은 국토부가 SG레일에 실제 지급한 운영손실 보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수치다.
한 의원에 따르면 국토부는 GTX-A 민간사업자 SG레일에 2024년 3월 수서~동탄 구간 개통 이후 올해 2분기까지 총 673억400만원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516억8300만원은 수서~동탄 단독 운영에 따른 위탁운영비 보전금이며, 별도로 삼성역 미개통에 따른 운영이익 감소분도 지속 보전 중이다. 특히 올해 1·2분기에만 운영이익 감소분 명목으로 144억8700만원이 지급됐다.
한 의원은 "현재 확인 가능한 가장 객관적인 기준은 실제 지급액"이라며 "이를 월 기준으로 환산하면 삼성역 미개통 상태 유지에 따라 월 약 24억원 수준의 운영손실 보전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번 철근 누락 사태로 공사기간 연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국회 현안질의에서 보강공사에 약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고,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추가 지연 가능성도 인정했다.
한 의원은 "이를 단순 적용하면 2개월 지연 시 약 48억원, 3개월 지연 시 약 72억원, 최대 6개월 지연 시 약 145억원 규모의 추가 혈세 부담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단순 보강공사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의원은 "문제가 발생한 곳은 지하 5층 핵심 구조부 기둥"이라며 "상부 하중을 직접 지지하는 구조물 문제인 만큼 보강 과정에서 궤도·신호·전기·통신·환승통로 등 후속 공정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밀안전진단이 진행되면 추가 구조검토와 하중 재평가, 공정 재조정 가능성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히 보강공사 몇 달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역 무정차 통과 기간 연장과 전체 공정 지연, 추가 손실보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운영손실 보전금 책임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시공 부실과 늑장 대응의 대가를 국민 혈세로 떠넘겨선 안 된다"며 서울시를 비롯해 현대건설, 감리사 삼안 등을 상대로 운영손실 보전금 구상권 검토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관계기관 간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1차 원인 제공자는 설계도면을 잘못 해석한 시공사 현대건설이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도 현안질의에 출석해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해 "직접적인 원인 제공자로서 너무 마음이 무겁다"며 "모든 책임은 현대건설의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업계에서는 실제 현대건설의 재정적 부담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지가 주목하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은 보강공사 비용 30억원을 부담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개통 지연에 따른 운영손실 보전금까지 연결될 경우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국토부가 SG레일에 지급한 운영손실 보전금에 대해 서울시에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가운데, 서울시 역시 현대건설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실제 운영손실 보전금 부담 범위까지 시공사 책임으로 연결될지는 감사·수사 결과와 계약 구조, 귀책 판단 등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가 장기적으로 현대건설의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시는 현재 현대건설과 감리사를 대상으로 벌점 부과 절차에 착수한 상태다. 벌점이 누적될 경우 공공공사 입찰 제한 등 불이익을 받는다. 업계에서는 시공 신뢰도 훼손이 정부 발주 공사뿐 아니라 도시정비사업 등 여러 부문 신규 수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단순 보강공사를 넘어 개통 지연과 운영손실 문제까지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파장이 크다"며 "향후 귀책 판단과 계약 구조에 따라 부담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