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단체 반발…"주주 배제한 성과급 합의는 위법"


주주운동본부, 이재용 회장 자택 앞 집회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 등 예고

21일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결집 집회에서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총파업 위기를 모면했으나 주주단체 반발에 부딪혔다. 주주들은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안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위법 행위라고 규정해 사법 기관을 통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의 성과급 잠정합의안 전면 무효를 주장했다. 이들은 사측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촉구하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사법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회사의 주인은 경영진도 근로자도 아닌 주주다. 주주를 배제한 채 노사 간 협의를 통해 도출된 합의안은 인정할 수 없다"며 "최소한의 설명도 없는 것을 보고 주주를 무시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주주단체의 핵심 지적 사항은 이익 배분의 순서와 방식이다. 합의안은 초과이익성과급(OPI) 1.5%와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산해 영업이익의 약 12%를 성과급 재원으로 조성하는 구조다.

주주운동본부는 영업이익에서 법인세 등 세금을 징수하기 전 성과급을 산정하는 것은 국가 조세권을 우회하는 위법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주행동본부 측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국민 공동의 몫'을 먼저 공제한 후 분배의 대상이 된다"며 "세후이익 단계에서도 상법이 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외부로 자금을 유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43조6011억원을 기록했고 주주 배당으로 11조1079억원을 지급했다. 합의안에 따라 반도체 부문 임직원들은 1인당 평균 6억원 안팎의 성과급을 수령할 것으로 전망되며 비메모리 부문에서도 최소 1억6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이 예상된다. 주주들은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뛸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성과급 비율이 굳어질 경우 주주의 몫이 심각하게 침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사회가 잠정합의를 비준할 경우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의 소,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가처분, 주주대표소송, 단체협약 효력정지 가처분 등 4대 사법 절차를 즉각 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노조를 향해서도 파업 재개 시 주주 재산권 침해로 간주해 집행부와 파업 가담 조합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경고했다. 또다른 주주단체인 대한민국삼성전자주주행동실천본부도 파업 강행 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 경영진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민경권 대표는 "주주권을 당장 행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회사가 임시 주총을 소집해야 한다"며 "임시 주총 요구를 회피할 경우 법적 절차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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