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 전날 창사 이래 최대 규모가 될 뻔한 총파업을 유보하면서 최악의 국면을 피했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를 짓누르던 악재가 사라지면서 '30만전자'에 등극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43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6.70% 오른 29만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시 최대 리스크로 지목됐던 삼성전자 노사갈등이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을 약 1시간 30분여 남겨둔 전날(20일) 밤 극적으로 봉합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거론되며 일촉즉발로 치닫던 삼성전자 노사갈등은 노조가 총파업을 유보하고 임금협약 노사 잠정 합의안을 투표에 부치기로 하면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 최대 100조원대 피해와 반도체 생태계 및 공급망 훼손 등 국가적 경제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적극 중재에 나섰고 노사도 한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은 결과다.
앞서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며칠 동안 상승과 하락을 거듭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노조의 총파업 선언에 따른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되며 최근 4거래일 새 6.76% 조정을 받았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외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총 14조6747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때문에 전날(20일)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해 최저 수준에 근접한 48.42%까지 내려갔다.
증권가에서는 '파업 리스크'라는 초대형 악재가 해소되면서 주가 반등이 이어질 거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그동안 미국 기술주들의 조정 등 대내외적 악재에도 증권가는 파격적인 목표주가 상향 조정을 해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주가가 SK하이닉스보다 낮았던 이유는 파업 리스크 외에는 설명하기 어렵다. 파업 리스크로 경쟁사 대비 주가가 눌려 있던 점을 고려하면 리스크가 해소될 때 주가의 상승 탄력은 오히려 경쟁사보다 높을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57만원으로 기존 대비 54% 올렸다. 국내 증권사에서 나온 삼성전자 목표주가 최고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범용 D램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을 기존 30%에서 60%로 상향함에 따라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을 각각 13%와 16% 상향한 377조원과 573조원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2026년 ASP 상승을 범용 D램과 낸드가 주도함에 따라 범용 메모리 생산능력(CAPA)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 모멘텀은 경쟁사 대비 클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영업이익률은 범용 D램 대비 낮은 수준이지만, 2027년 HBM ASP 상승을 통해 HBM 영업이익률 역시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파업 등 성과급 산정을 둘러싼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됐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36만원에서 45만원으로 상향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분기 현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업체들이 전체 메모리 출하의 70%를 흡수하고 있으며 고객사의 메모리 수요 충족률은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며 "특히 2분기와 3분기 메모리 가격은 기존 시장 예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아 실적 개선 강도는 오히려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본부장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은 파업 및 성과급 산정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반영되며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그러나 이는 관련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불확실성 해소는 주가 반등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거라는 점을 근거로 삼성전자 주가를 상향 제시했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 주가를 기존 34만원에서 59만원으로 높여 제시했다.
노무라 증권은 반도체 산업이 경기민감주가 아닌 구조적인 성장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I 수요 확산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인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JP모건도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유지했다. JP모건은 "극적인 노사합의를 통해 삼성전자의 주가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합의된 인센티브 비율이 기존 추정치보다 높아 올해 이익 추정치에 하향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여전히 시장 컨센서스 대비로는 업사이드(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는 여력)가 존재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