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거취를 둘러싸고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중복상장'이 사실상 막힌 한국을 우회해 미국 증시 입성을 위한 밑 작업에 돌입한데다가 최근 아예 경영권이 이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안진회계법인과 외부감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가치 재평가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다양한 전문가들과 여러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움직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 해석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주주로 올라있는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TPG 컨소시엄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모기업 카카오로부터 분사해 출범한 2017년부터 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어 2021년에도 14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약 6400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TPG 컨소시엄은 카카오모빌리티의 IPO를 필수 조건으로 두고 장기 투자를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과 2022년 각각 IPO를 추진했다. 그러나 당시 카카오 그룹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경영진이 상장 직후 대량으로 스톡옵션을 매도하는 사건이 벌어지며 여론이 악화됐다.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콜 몰아주기' 의혹 속에 부침을 겪었다. 이후 2023년부터는 IPO 시장 냉각과 카카오 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상장은 기약없이 밀렸다.
현재도 상황은 수월치 않다. 최근 3차 상법개정안 통과로 정부의 중복상장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중복상장은 모기업과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된 상태를 의미한다. 카카오 본사가 주식 시장에 있는 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은 쉽지 않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단계에서 지분 투자를 할 경우,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자 역시 특정 시점까지 상장을 완료할 것을 조건으로 제시했을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국내 증시 상장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진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카카오모빌리티를 둘러싸고 예탁증서(ADR) 발행, 전략적 투자자 매각 등의 시나리오가 검토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TPG 측과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주가치제고위원회를 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한 카카오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카카오의 2022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사회 산하에 별도의 의사결정기구(이하 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지배기업(카카오)와 비지배주주 투자자가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며 "당기말, 주주간 약정에 따라 비지배주주 투자자는 위원회의 과반을 선임할 수 있는 권리 행사 도래기간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카카오모빌리티의 대규모 투자 유치와 IPO 등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위원회의 과반을 구성하는 권리는 당초 TPG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에게 있었지만, 최대주주 카카오와의 협의에 따라 이를 잠시 유보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만일 이를 둘러싼 양 측의 합의가 깨질 경우, 위원회는 FI의 뜻에 따라 재구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그동안 IPO나 단발적인 매각에 편중되었던 시각에서 벗어나 다수의 잠재적 매수자와의 논의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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