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관전 포인트 뚜렷한데"...카드사 제휴 마케팅엔 '찬바람'


새벽·오전 경기 유통업계 '관망'…제휴 마케팅 동력 '뚝'
월드컵 특수 보단 신규 고객 확보…카드사, 전략 전환 전망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월드컵 특수를 바라보는 신용카드사의 시선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의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월드컵 특수'를 바라보는 신용카드사의 시선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새벽과 오전 시간에 경기가 이뤄지는 탓에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데다 '컨틴전시 마케팅'에 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내달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한 달여간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진행된다. 그중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예선전은 △6월 12일(VS체코) △6월 19일(VS멕시코) △6월 25일(VS남아공)으로 확정됐다. 경기 시간은 오전 10~11시에 포진했다.

다가오는 월드컵은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규모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축구의 간판스타 손흥민의 마지막 월드컵 무대가 유력한 등 국내 축구팬들의 관전 포인트를 대거 담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신용카드사의 월드컵 마케팅은 윤곽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과거 카드업계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경품 이벤트 및 직관 패키지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월드컵 특수'를 누리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업계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더라도 실제 소비 활성화로 직결될지 미지수라는 판단이 앞섰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경기 시간대다. 북중미 개최인 만큼 첫번째 경기가 새벽 4시에 시작되고, 상대적으로 관람이 용이한 시간대도 평일 오전 10~11시다. 거리 응원 등 대중적인 월드컵 응원 문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일정인 만큼, 마케팅 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카드사와 가장 활발하게 마케팅 제휴를 맺는 유통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배달, 외식 등 '응원 소비'가 이뤄지는 업종은 야간 시간과 맞물려야 매출 효과가 두드러지는 만큼 선뜻 할인행사에 나서기 부담스럽단 입장이다. 제휴사의 움직임이 제한적인 만큼 카드사 또한 제휴 비용이라도 아끼자는 셈법이다.

중계 환경도 마케팅 의지를 꺾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공중파를 통한 전방위적 노출이 보장돼야 제휴·광고 마케팅 효과를 높일 수 있는데, 현재 중계 구조에서는 파급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앞서 지난 2월 진행했던 밀라노 동계올림픽도 유사한 중계 환경 속에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판단이다. 일부 카드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마케팅에 실패했다는 판단도 나왔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경기 시간대가 유사했던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카드업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한 바 있다. 공중파 3사가 경기를 동시에 중계했던 만큼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고, 카드사의 광고·제휴 마케팅도 전방위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는 의견이다.

일각에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향한 기대감이 낮아진 점도 소극적 행보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는다. 단골 마케팅 수단인 '컨틴전시 마케팅'에 관한 부담이 커지면서다.

컨틴전시 마케팅이란 '16강 진출' 등 특정 조건 달성 시 소비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조건부 마케팅을 의미한다. 대표팀 성적이 저조할 경우 혜택이 발동되지 않아 기만적으로 비춰질 수 있고, 브랜드 가치만 훼손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공중파 3사가 동시에 경기를 송출할 때와는 시청자 노출 규모가 다를 것으로 본다"라며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케팅 비용 집행을 자제하는 쪽으로 내부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소규모 마케팅까지 완전히 손을 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기존 카드 혜택이 제공하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추가 캐시백이나 소규모 할인 정도가 거론된다. 이마저도 일부 상품 또는 신규 가입 고객에 한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카드업계는 소비 촉진보단 신규 고객 확보와 영업력 강화에 마케팅 무게를 싣고 있다. 월드컵을 소비 진작의 기회로 삼기보다, 신규 회원 유치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는 업계 전반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실익을 챙기자는 기조가 강하다. 흥행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벤트에 투자하기보단 우량 고객을 잡는 기회로 보는 게 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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