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밈 주식'으로 주목받았던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사 게임스탑이 자사 몸집의 네 배에 달하는 이베이를 인수한다는 승부수를 던졌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라이언 코헨 게임스탑 CEO가 이베이를 약 560억달러(약 82조4200억원)에 사들이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이베이 경영진에 전달했다. 코헨 CEO는 인수 발표에 앞서 이베이 지분 5% 가량을 사들였고 제안 가격은 주당 125달러(약 18만원)로 직전 종가에 20% 웃돈을 얹었다.
코헨 CEO는 인수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이베이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평가를 받아야 마땅한 회사"라며 "수천억 달러짜리 플랫폼으로 키워내 아마존과 정면 경쟁하겠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청사진도 밝혔다. 게임스탑은 트레이딩 카드와 수집품 분야에서 오프라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고, 이베이는 같은 영역에서 세계 최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지위를 누리고 있다. 두 채널을 묶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용 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계산이다.
자금줄도 일부 확보했다. TD은행이 약 200억달러(약 29조4300억원) 규모의 인수 금융을 지원하겠다는 확약서를 내줬으며, 중동 국부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 추가 유치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수까지 넘어야 할 벽이 낮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게임스탑 시총은 약 120억달러(약 17조6500억원)인 반면, 이베이 기업가치는 약 460억달러(약 67조6800억원)에 달한다. 게임스탑이 보유한 현금 90억달러를 감안해도 나머지 재원 조달 경로는 뚜렷하지 않다. 막대한 부채 차입과 대규모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은 "지금 흐름대로라면 실적 반등은 충분히 가능한데, 굳이 이런 불확실성을 안을 이유가 있느냐"고 짚었다.
코헨 CEO는 이베이 이사회가 제안을 일축할 경우 주주들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고 위임장 확보 경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6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사 후보 추천 기한이 지난 점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인수 소식이 퍼지자 이베이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2% 가까이 뛰었다. 코헨 CEO는 "게임스탑을 살려내는 데 쏟은 에너지를 이베이에 고스란히 쏟아붓겠다"며 강행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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