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직격탄 맞은 항공업계…비상경영 속 노선 구조조정 가속


역대급 고유가 장기화…항공업계 비상경영 확산
'자본 체력' 부족 LCC, 무급휴직 등 압박 심화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항공업계의 생존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항공사들이 비상경영을 선언한 데 이어 LCC 전반으로는 비용 절감과 노선 감축 등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고유가·고환율 여파에 항공업계가 전방위 압박을 받으며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운항 축소와 비상경영이 동시에 확산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된 국제유가 상승이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비용 부담이 급격히 커진 영향이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부 LCC는 수요가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감편과 운항 취소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4~6월 동남아 노선에서 400편 이상을 줄였고, 진에어와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 등도 최근 비운항 편수를 확대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선별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단기간 가격이 급등할 경우 부담이 빠르게 확대된다. 유류할증료가 항공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어 항공사가 먼저 비용을 떠안는 구조도 영향을 미쳤다.

이번 달 발권하는 항공권에는 유류할증료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된다. 2016년 현행 유류할증료 체계가 도입된 이래 33단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달 18단계에서 한 달 만에 15단계가 올랐다.

유류할증료 상승에도 항공사들의 유가 부담은 여전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줄이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달 국제선 3개 노선에서 총 8회의 항공편 운항을 줄일 계획이었으나 13회로 규모를 늘렸다. 진에어도 지난달 8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45편을 비운항한 데 이어, 이번 달엔 14개 노선에서 131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에어프레미아도 오는 7월 22편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주요 항공사들은 일제히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비용 절감과 함께 노선 재편을 병행하며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모습이다.

대한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등은 항공사들은 지난달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노선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LCC를 중심으로는 중국 등 단거리 노선 확대가 두드러진다. 운항 거리가 짧아 유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항공기 회전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파라타항공은 인천~선전·청두·충칭 노선을 확보했고, 이스타항공은 인천~샤먼·후허하오터 노선을 배정받았다. 에어부산(부산~광저우), 이스타항공(부산~항저우·샤먼·상하이), 제주항공(부산~구이린) 등이 중국 노선을 배정받아 운항할 예정이다.

대형항공사(FSC) 중심으로는 중장거리 노선 다변화가 눈에 띈다.

유럽과 오세아니아, 중앙아시아 등 신규 노선을 확보해 수익 구조를 분산하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오스트리아·뉴질랜드·인도 노선을 확보했고 아시아나항공은 헝가리 노선을 배정받았다. 이외에 티웨이항공은 헝가리 노선을 주 5회 확보했고, 에어프레미아는 인천~타슈켄트와 서울~카트만두 노선을 확보했다.

재무 여력이 취약한 LCC들일수록 고유가로 인한 악영향은 더 심화되고 있다.

일부 LCC들은 코로나19 기간 누적된 손실과 차입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까지 겹치며 유동성 압박이 더 세졌다. 일부 항공사는 공항 지상조업비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무급휴직 등 인력 운영 조정이나 자본 확충 검토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청주 거점 LCC인 에어로케이는 최근 전직원 대상 무급휴직 신청을 받으며 비용절감에 나섰다. /에어로케이

최근 청주 거점 LCC인 에어로케이는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티웨이항공에 이어 업계 두 번째다. 티웨이항공은 5~6월 두 달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시적으로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진에어는 모든 직원에게 주려던 안전격려금 지급을 무기한 미뤘고 에어프레미아는 내부 승진 심사를 전면 보류했다.

업계에서는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재무구조가 취약한 항공사를 중심으로 구조적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비용 절감, 자본 확충, 노선 효율화 등 단기적 대책으로 버티지만, 결국은 항공사별 체력 차이가 실적과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LCC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된 이후 회사는 줄곧 비상경영을 유지 중이었다"라며 "앞으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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