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유통협, 대웅제약 거점도매 규탄···"갑질 철회"  


200여명 대웅 본사 앞 집회..."30년 거래업체 일방해지"
의약품 공급 불안정 초래, 약국·환자 피해 제기

21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원 200여명이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거점도매 정책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준영 기자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의약품 유통업체들이 대웅제약의 일방적 거점도매 유통 방식 추진으로 기존 업체들 뿐 아니라 의약품 공급 불안정에 따른 약국, 환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며 철회를 요구했다.

21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원 200여명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거점도매 정책 규탄 집회를 열었다. 앞서 대웅제약은 지난 3월 1일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특정 유통업체를 거점도매 업체로 지정해 의약품을 집중 공급하는 블록형 거점도매를 시행했다. 기존에 40여개 의약품 유통업체와 거래했던 것을 2월말 계약 해지하고 5개 업체로 줄였다.

이날 의약품유통협회는 대웅제약이 수십년간 거래하던 기존 계약업체들에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해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은 "대웅제약이 말하는 거점도매는 특정 업체에만 특혜를 주고, 대다수 유통업체를 고사시키는 명백한 갑질"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대웅제약은 일방적인 거점도매 정책을 철회하고 상생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며 "요구 관철 시까지 전면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현준재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부회장은 "30년 동안 거래하던 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2월말 일괄 계약해지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들에게 현재 상황 문제를 알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거점도매에 따른 의약품 수급 차질로 약국, 소비자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호 사무처장은 "기존 40여개 업체들이 하던 의약품 공급을 5개 업체로 줄이면서 현장 약사들은 의약품 수급이 어려워 환자들이 약을 제 때 받지 못하는 문제를 토로한다"고 전했다.

박호영 한국의약품유통협회장(오른쪽)은 21일 서울시 삼성동 대웅제약 본사 앞에서 열린 거점도매 정책 규탄 집회에서 대웅제약이 말하는 거점도매는 특정 업체에만 특혜를 주고, 대다수 유통업체를 고사시키는 명백한 갑질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실제로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이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전국 약국 678곳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86.9%가 의약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58.6%는 품절 및 재고 부족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조사에서 약사들은 대웅제약 유통 정책 변경 과정에서 ‘사전 미통보’ 문제도 지적했다. 응답자 89.4%는 거점도매 정책 시행 사실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32.7%는 거래 도매 재고가 소진된 후 거점도매로 유통 방식이 변경된 것을 알았다.

특히 약사들은 설문조사에서 거점도매 방식에 따른 배송 지연으로 당일 투약 불가, 품절로 인한 환자 이탈 등 환자와 약국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들은 거점도매 업체와 새로 거래하려면 기존 거래 업체 도매 규모를 줄여야 하고, 반품도 어려워진다는 입장이다. 거점도매로 인해 도도매가 이뤄지면 중간에 유통 구조가 한 단계 늘어 환자들에 약가 인상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도도매는 거점도매에 선정되지 않은 유통업체가 대웅제약이 아닌 거점도매 업체를 통해 의약품을 받아 약국에 약을 공급하는 형태다.

한종수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대외협력위원장은 "기존 거래업체들과 거래에서는 당일 주문하면 당일 배송이 가능했지만, 대웅제약 온라인몰인 더샵은 다음날 수령이 가능해 환자들에게 약을 주지 못하고 돌려보낸 사례들이 발생했다"며 "거점도매 업체와 새로 거래하면 거래금액 분산으로 반품 조건인 일정 거래액 맞추기가 어려워지고 기존 거래업체와 도매 규모를 줄여야해 약국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도매로 유통 수수료가 한번 더 붙으면 일반의약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lovehope@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